[ NABIS 뉴스레터 2024-14호 ]
일본의 지역활성화를 위한 중심시가지(Compact-City) 정책의 시사점
이삼수
LH토지주택연구원 지역연구단장
목차
1. 일본 중심시가지 활성화정책의 도입배경
2. 지역활성화를 위한 중심시가지 정책 사례
3. 일본 중심시가지 활성화정책의 시사점

1. 일본 중심시가지 활성화정책의 도입배경
1) 중심시가지 활성화의 필요성
중심시가지는 다양한 도시기능이 집적되고 사회경제활동이 전개되는 장소이면서 동시에 오랜 문화와 전통을 간직한 생활의 중심지로서, 지역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박종철, 2001). 일본은 버블경제 이후 자동차 사회의 도래 및 교외 대형 할인점의 등장, 젊은 세대층의 교외로의 유출과 이로 인한 기성시가지의 도심인구의 고령화, 시가지 내 빈 점포의 증가 등의 영향으로 중심시가지의 심각한 공동화에 빠지게 되었다. <산업화 진척→ 경제성장 → 대도시로의 집중 → 도시 문제 발생 → 분산정책 → 교외화 → 중심시가지의 공동화 → 중심시가지 쇠퇴>의 과정을 반복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윤상복, 1999)
이러한 배경하에 중심시가지의 활성화를 위하여 일본 정부는 1998년 7월에 「중심시가지에서의 시가지의 정비개선 및 상업 등의 활성화의 종합적 추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였다. 하지만 이 정책은 기대와는 달리 크게 성과를 달성하지 못하였다. 이에 2006년 6월에 「중심시가지의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하 중심시가지 활성화법)」로 법률명과 내용을 수정하였으며, 이에 따라 중심시가지 정책을 종합적이고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2006년 8월 22일에 내각부에 ‘중심시가지활성화본부’가 설치되었다.
상점가의 셔터가 내려진 중심시가지의 모습
2) 중심시가지 활성화법의 개요
「중심시가지 활성화법」은 각 시정촌(기초지자체)이 종합적이고 집중적으로 중심시가지 활성화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이를 위해 지역주민들의 이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민간사업자의 능력을 활용하면서 정부 관계부처가 체계적인 연계를 통하여 효율적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다.
초기 「중심시가지 활성화법」은 공익기능, 업무기능, 상업기능 등 다양한 도시기능의 집적을 유도하는 방책이나 활력있는 거리의 원천인 거주인구의 증가를 촉진하는 방책에 미흡하였다. 또한, 중심시가지의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한 시정촌의 계획을 국가가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수단이나 지역의 자발적인 행위를 유도하는 수단이 정비되어 있지 않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중심시가지 활성화법」의 개정을 통하여 저출산·고령화, 소비활동의 변화 등에 대응하고, 중심시가지의 도시기능 증진 및 경제활력 향상을 종합적이고 일체적으로 추진하고자 하였다. 시정촌이 마을만들기회사·상공회의소 등에 의한 ‘중심시가지활성화협의회’와 연계하여 기본계획을 작성하고, 정부의 승인을 받은 계획에 대해 관계부처가 연계하여 중점적으로 지원한다. 이와 관련하여 내각부는 기본계획 승인, 국토교통성은 주거 및 활력재생사업, 경제산업성은 지역상업기능복합화추진사업, 총무성은 중심시가지활성화 소프트웨어 사업 등을 추진하며 관계부처의 협력을 통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사업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중심시가지 활성화정책 개요 (출처: 내각부 지방창생추진사무국 홈페이지)
3) 중심시가지활성화 기본계획의 주요 사업
2006년 「중심시가지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정 이후 2007년부터 2022년까지 265개의 기본계획이 승인되었으며, 이는 연평균 17곳에서 계획이 승인된 것이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7년 24곳, 2008년 43곳, 2009년 25곳 등 제정 초기에 인정이 많이 되었으며, 2020년 이후에는 연간 10곳 이내로 승인되는 등 최근 승인건수는 다소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일본 중심시가지활성화 기본계획 지자체 승인현황 (출처: 내각부 지방창생추진사무국 홈페이지 자료를 토대로 작성)
2009년까지 승인된 129개 기초지자체의 활성화계획을 5개의 대응사례(시가지 정비·개선, 도시복리시설 정비, 도심주거 추진, 상업활성화, 공공교통활성화 등)를 중심으로 10개의 사업유형(지역자원·지역특성 활용, 시가지재개발, 이전적지·유휴지 활용, 빈점포·빈빌딩 활용, 학교·문화시설 정비, 병원·의료기관 정비, 교통편의성·회유성 향상, 커뮤니티 형성, 조성·세제지원 시책, 그리고 기타 이벤트 등)이 지역상황에 맞게 추진되고 있다.
중심시가지 활성화 관련 사업은 커뮤니티 형성이 43건으로 가장 많으며, 그 다음으로 이벤트 40건, 지역자원·지역특성 활용이 29건, 빈점포·빈빌딩 활용이 23건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응사례별로는 상업활성화가 124건으로 절대적으로 많으며, 상업활성화에는 이벤트가 35건으로 가장 많으며, 그 다음으로 지역자원 및 지역특성 활용이 21건, 빈점포·빈빌딩 활용이 20건, 그리고 커뮤니티 형성이 18건 등의 사업을 통하여 중심시가지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중심시가지활성화 기본계획 사업유형 분류 (출처: 내각부 지방창생추진사무국 홈페이지 자료를 토대로 작성)
2. 지역활성화를 위한 중심시가지 정책 사례
일본의 지역활성화를 위한 중심시가지 활성화 사례를 토야마시, 나가노시, 아키타시 3곳 중심으로 간단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1) 토야마시(富山市)
토야마시는 도시 외곽에 주택지·상업지의 개발이 지속되었고, 자가비율(약 80%), 주택평균 연면적(146㎡/세대)로 전국 1위, 그리고 1세대당 자동차 보유대수도 전국 2위(1.73대/세대)를 차지하였다. 하지만 저밀도의 시가지가 교외로 확산으로 인구집중지구(DID:Densely Inhabited District)의 인구밀도가 전국의 현청소재지에서 최하위(41인/ha)이며, 중심시가지의 인구감소는 1995년에 27,233인에서 2006년에 24,099인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또한 중심시가지 상업기능의 판매액은 1994년에 1,973억엔에서 2004년에 1,182억엔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등 중심시가지는 쇠퇴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중심시가지 활성화계획은 활력재생을 목적으로 ① 중핵상업지구의 상업·서비스시설, 문화시설, 주택등 시설의 중점적인 정비, ② 기존 노면전차의 재활성화를 포함한 공공교통의 의존도 향상으로 콤팩트한 마을만들기의 성공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토야마시 중심시가지 활성화 사례
(2) 나가노시(長野市)
나가노시는 교류인구, 거주인구의 증가를 목표로 제1기 계획(2007~2011)을 수립하였다. 제1기 계획의 성과로서 교류인구, 거주인구의 감소는 일부 멈추었지만, 최전성기때와 비교해도 교류인구는 70% 정도, 거주인구는 90% 정도만 회복되었다. 하지만 중심시가지의 지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최고시점의 17% 수준까지 하락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제2기 중심시가지활성화계획에서는 방문하고 싶은 도시, 살고싶은 도시, 걷고 싶은 도시, 그리고 참가하고 싶은 도시라는 비전을 제시하였다. 방문하고 싶은 도시는 ①도심환경정비사업, ②나가노역, 젠코지 입구 얼굴만들기 사업 등이며, 살고싶은 도시는 ③초등학교 이전적지 활용정비사업, ④ 시가지재개발사업 등, 걷고싶은 도시는 ⑤ 중앙거리 보행자 우선도로화 사업, ⑥ 시민교류시설 정비 등, 그리고 참가하고 싶은 도시는 ⑦ 몬젠프라자 운영사업, ⑧ 생애학습센터 운영사업 등의 사업을 추진하였다. 이러한 중심시가지 활성화계획의 4개 목표 및 8개 사업 등의 추진으로 중심시가지 활성화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나가노시 중심시가지 활성화 사례
(3) 아키타시(秋田市)
아키타시는 제1기 중심시가지활성화계획(2008.7~2014.6월)에서 센슈공원(구보타성 유적지)과 연계한 다기능 집객존(상업, 의료, 복지, 문화 등)을 형성하고, 생활하기 쉽고 활력있는 중심시가지 만들기를 목표로 하였다. 중심시가지내에 시가지재개발사업과 순환버스의 정비로 휴일에 도심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증가하였으나, 대형 상업시설의 폐점 등으로 중심시가지의 상업기능이 축소하였다. 또한 중심시가지의 빈점포는 감소하였지만, 아파트 및 주차장으로 전용되어 상점가의 공동화의 요인으로 발생하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2기 중심시가지 활성화계획은 예술문화시설간의 연계 및 빈 건물·빈점포, 저미이용지의 활용 촉진을 통하여 새로운 활성화를 목표로 하였다. 걷고 싶은 도시는 ①현·시 연계 문화시설정비사업, ②옛 아키타 신보사 이전적지에 상업시설 정비, ③(가칭)예술문화존 연계사업을 추진하였다. 살고 싶은 도시는 ④도심주거추진사업, ⑤일본판 CCRC(은퇴자복합주거단지) 사업을 추진하였다. 활력있는 도시는 ⑥(가칭) 예술문화 교류시설정비사업, ⑦중심시가지 상업집적 촉진보조제도, ⑧(가칭)아키타역 주변 JR용지 도시기능입지 촉진사업, ⑨대형상업시설 리뉴얼 등을 추진하였다. 이러한 사업추진은 센슈공원과 연계한 중심시가지 재생을 통하여 새로운 시민문화를 육성하는 다세대가 교류하는 활력있는 거점형성을 통한 중심시가지 활성화에 기여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