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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란 말이 있다.
자신의 마을을 위해 적극 나서는 이천동의 주민들과 남구는 행복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다.
잿빛이었던 마을에 하나하나 색채를 더하고 나아가 전국 최초로 미군부대 철조망 개선을 이끌어냈다. 이천동의 새로운 변화는 지금보다 2,000배 더 행복한 미래를 꿈꿨던 주민과 남구의 아름다운 합작품이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 건들바위역 인근에 위치한 대구 남구 이천동은 예로부터 하얀 배꽃과 배처럼 달고 시원한 배남샘(배나무 샘)으로 유명했던 아름다운 마을이다. 그러나 평화로웠던 이천동에는 역사의 상처가 줄줄이 이어졌다. 1916년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일본 육군 80연대가 설치됐다. 1945년 해방이 되면서 대한민국 육군기지가 무겁게 자리를 잡았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평화 대신 미군 육군인 ‘캠프 헨리’가 높은 회색빛 담장과 함께 주둔하기 시작했다. 한때 미군부대 덕분에 이천동은 호황을 누린 적도 있었다. 미군이 주로 문화재를 샀던 고미술 상점거리는 1990년대에는 하루에 수천 명이 드나들 정도였다. 이밖에도 이천동 주민들은 미군을 상대로 다양한 경제활동을 하며 ‘미군 특수’를 누렸다.
물맛이 배처럼 달콤했다는 이천동에는 잿빛 담장이 사람 키보다 높게 올라갔다. 주택은 낡아 허름해졌고 인구는 서서히 줄어 폐가가 늘어났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호경기일 수는 없었다. 미군이 점점 철수하고 IMF 이후 고미술품 수요가 하락하면서 이천동 역시 쇠락의 길을 면하지 못했다. 마을 경제는 침체되어 갔다. 또한 캠프 헨리가 장기 주둔하면서 이천동의 환경도 나날이 나빠졌다. 물맛이 배처럼 달콤했다는 이천동에는 잿빛 담장이 사람 키보다 높게 올라갔다. 미군 부대가 주둔하며 고도제한으로 3층 이하 건물만 짓도록 개발이 제한됐다. 주택은 낡아 허름해졌고 인구는 서서히 줄어 폐·공가가 늘어났다.
주민들은 이천동이 재개발·재건축되기를 간절히 바랐고 한때는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2013년, 재개발 구역이 해제되면서 이천동은 다시금 새 마을로 태어날 기회를 잃고 말았다.
먹고 살길이 막막한 지역에서 사람들은 점차 빠져나갔다. 현재 이천동은 전체 인구 12,547명 중 만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24.6%를 차지할 정도로 초고령 사회 지역이다. 사람들이 살고 싶은 마을, 다시 경제활동이 활발히 이어지는 마을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이천동 일대의 쇠퇴하고 낙후한 환경을 개선해야 했다.
이천동이 예전보다 ‘2,000배’ 행복한 마을을 향해 첫 걸음을 뗀 데는 남구와 주민들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다. 2013년, 주민들이 직접 마을의 개선해야 할 점을 찾아 대책을 마련하는 주민역량강화 프로그램 ‘대구광역시 제5회 주민참여 도시학교’는 이천동 주민이 마을 활동가로 다시 태어나는 계기가 됐다.
같은 해 5월, ‘2014 도시활력증진사업 공모’를 통해 선정된 ‘2,000배 행복마을 사업’(이하 행복마을 사업)은 이천동이 남구에서 변화의 중심지로 떠오른 마중물이 됐다. 행복마을 사업은 2014~2019년까지 총 6년간 135억 원을 들여 이천동 커뮤니티 공간, 이천동 테마거리, 공영주차장을 조성하고 도시가스 공급관 매설, 미군부대 주변 환경 개선 등 다각도로 이천동의 환경 변화를 이끌어낼 사업이었다
주민설명회 남구와 좋은이웃협의체는 논의 끝에 ‘이천 어울림 도서관‘을 개관하고, 카페와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을 겸한 ‘2,000배 행복마을 사랑방’을 개관했다. 이천 행복마을 협동조합에서 운영을 맡아 음악회, 전시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여는 데 주민들 반응이 좋다. 그 바람대로 2,000배나 행복해졌기를
남구는 도시재생과에서 행복마을 사업을 총괄해 행복마을 사업이 일관성을 갖고 진행되는 원스톱 체계를 구축했다. 도시만들기 지원센터는 지역주민과 행정의 다리 역할을 하며 주민역량강화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에 나섰다. 남구는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자 ‘좋은이웃협의체’를 구성했고, 주민들 역시 자발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연달아 밝혔다. 주민들이 이천동 환경 개선을 위해서 행복마을 사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었던 데는 좋은이웃협의체의 역할이 컸다.
미군부대 북측 담장 목재 가벽 설치 전·후 미군부대 북측 담장 위 철조망이 전쟁을 떠올리며 생경하게 다가온다. 이 칙칙하고 어두운 담장은 목재 담장 뒤로 숨었고 철조망이 없어졌다. 이곳은 걷고 싶은 서정적인 공간이 되었다
이천동 테마거리 조성, 미군 부대 담장 개선, 이천동 주민 자치센터 증·개축처럼 좋은이웃협의체는 이천동의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아이디어를 여럿 내놨다. 남구 또한 사업을 진행할 때마다 사업설명회, 주민간담회 등 주민과 소통하는 자리를 빠지지 않고 마련했다. 문화를 바꾸고 환경을 바꾸는 데는 민·관이 하나가 돼야 했다.
행복마을 사업이 이천동에 가져다준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이천 어울림 도서관’이다. 2018년 5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남구의 첫 구립 도서관 ‘이천 어울림 도서관’이 개관했다. 사실 이 자리에는 도서관 대신 좋은이웃협의체를 비롯해 주민들이 마을 개선 활동을 도모하는 커뮤니티 공간이 들어설 계획이었다. 그러나 당시 도서관이 한 곳도 없던 남구 특성상, 좋은이웃협의체에 속하지 않는 주민들은 도서관 짓기를 요구했다. 임병헌 前 남구청장은 장고 끝에 도서관을 짓기로 결단했다. 좋은이웃협의체 또한 대의를 위해 도서관 건립을 받아들였다. 이후 남구는 좋은이웃협의체와 논의하여 2018년 5월, 카페와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을 겸한 ‘2,000배 행복마을 사랑방’을 개관했다. 좋은 이웃협의체에서 설립한 이천 행복마을 협동조합에서 운영을 맡아 음악회, 전시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는 곳으로 주민들의 반응이 좋다.
캠프 헨리의 두터운 회색 담장은 이천동의 미관을 해치는 요소로 항상 지적받았다. 남구는 이천동 고미술 거리에 소재한 미군부대의 잿빛 담장에 목재 가벽을 세우기로 하고 ‘담장 환경개선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한미친선협의회를 통해 캠프 헨리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했지만, 캠프 헨리는 보안을 이유로 목재 가벽 설치를 거부했다. 결국 외부인이 담장을 넘을 수 없도록 가림막을 추가 설치하는 조건으로 목재 가벽을 세울 수 있었다. 칙칙하고 삭막했던 담장에 목재 가벽이 들어서자 고미술 거리는 한층 밝게 변했다. 대구를 대표하는 천재 화가인 故 이인성 화가를 기념하기 위해, 고미술 거리에는 이인성 벽화거리도 들어섰다. 이인성 화가의 장남 이채원 씨가 직접 감수를 맡아 이인성 화가의 대표적인 작품 10여 점이 타일 형태로 벽에 새겨졌다.
이밖에도 고미술 거리 간판 개선, 공영주차장 추가 조성 등 남구와 주민들이 일궈낸 이천동의 변화는 무수히 많다. 이천동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은 행복마을 사업은 많은 상을 받으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역균형발전사업평가에서 9년 연속 우수등급을 받았고, 2017년 대구시 도시재생사업추진실적 평가에서도 최우수로 뽑혔다.
이인성 거리 / 이천동 테마 거리 보행환경 조성 전·후 대구에서 태어난 천재화가 이인성 선생의 대표작인 해당화부터 가을의 어느 날, 카이유 등 총 10점의 그림이 타일 형태로 벽화에 설치되었다. 햇살을 받으면 스테인드글라스 같이 빛에 따라 다른 그림으로 보이기도 한다.
2018년에는 균형발전사업 평가 우수사례로 선정돼 도시재생사업에 있어서 전국적인 모범 사례로 빛을 발했다.
이천동의 달라진 점은 비단 환경뿐만이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가치 있는 변화는 주민의 마을 사업 기획·추진 역량이 놀랍 도록 발전한 점이다. 행복마을 사업을 위해 남구에서 구성한 좋은이웃협의체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활동에 힘입어 이천 행복마을 협동조합 설립으로 이어졌다. 나아가 예비마을기업으로 발전해 2019년 1월에는 마을기업으로 최종 승인받았다. 행복마을 사업이 종료된 후에도 이천동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천어울림도서관의 누적 이용자 수는 설립 초기 8,000여 명에 비해 현재는 35,000명으로 4배 이상 늘었다. 도서관 직원 3명을 추가 채용하는 등 고용창출 효과도 발생했다.
행복마을 사업과 함께 이천동 403번지(대봉배수지 일대)를 개발하는 ‘시간, 풍경이 흐르는 배나무샘골 조성’(이하 배나무샘골 사업) 사업 역시 이천동에 변화를 가져왔다. 배나무샘골 사업은 2018년 9월, 신규 뉴딜사업으로 선정됐고 2019년~2021년까지 총 3년간 사업을 진행한다. 배나무샘골 사업은 노후주택 리모델링, 무인주차장 조성을 비롯해 화재 없는 안전마을, 안심 보행길, 빈집정비사업을 목표로 마을 환경 개선에 나선다
배나무샘골 테마로 한 조형물 배나무샘골의 옛모습을 조형물로 만들어 놓으니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주민 대상 바리스타 교육도 열렸고 이천동에서는 고인돌 유적 테마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등, 이 지역 주민들이 들썩들썩한다
이천동이 행복마을 사업을 통해 정주환경을 개선해 나가는 동안 배나무샘골 주민들은 내심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배나무샘골은 이천동의 한 부분임에도 개발이 더뎌 상대적으로 섬처럼 소외돼왔다. 전구 하나 갈아 끼우기 힘든 고령인구가 많은데다 낡은 주택, 공가가 많아 주거 환경도 열악했다. 배나무샘골 주민들은 마을을 살려 보자는 의지가 강했음에도 주거환경 개선에 관한 노하우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던 차였다. 배나무샘골 주민들은 사업 추진에 대한 구체적 경험이 부족해 선진지 견학을 요구했고 행복마을 사업을 진행한 이천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사 선진지를 찾아 견학했다.
배나무샘골 주민들을 돕기 위해 이천동 주민들도 적극 팔을 걷고 나섰다. 좋은 이웃협의체에서 활동했던 주민들은 행복마을 사업에 직접 참여해 구체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남구와 적극 소통하면서, 민·관이 함께 마을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몸소 체험했다. 그렇게 쌓은 노하우를 배나무샘골 환경 개선 사업에도 적용한다면 더 빠르고 수월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배나무샘골에는 전구 하나 갈아 끼우기 힘든 고령인구가 많은데다 낡은 주택이 많아 주거 환경도 열악했다. 배나무샘골 주민들은 이웃 이천동의 변화를 보고 좋은이웃협의체를 꾸렸다.
행복마을 사업 기간(총 6년)에 비해 배나무샘골 사업 기간은 절반밖에 되지 않는 3년이다. 비교적 사업기간이 짧은 이유는 행복마을 사업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30세대를 선정하는 노후주택 개선 사업에 무려 49세대가 신청할 만큼 주민들의 마을을 개선하고자 하는 열의도 강했다. 예전에는 마을 개발 사업을 할 때 주민들이 무관심했지만 이천동에서 이천 어울림 도서관과 마을 커뮤니티 건립이 이어지자 배나무샘골 주민들의 생각도 바뀌기 시작했다. ‘주민들의 의견이 사업에 반영된다’라는 관에 대한 믿음이 생기니 배나무샘골 좋은이웃협의체도 빠르게 구성됐다. 배나무샘골 주민들 역시 우리의 의견이 반영돼야 사업이 성공적으로 운영된다는 확신을 가졌던 덕분이다. 배나무샘골 좋은이웃협의체에 주민 출석률이 97%나 되는 이유다. 행복마을 사업의 성공은 무엇보다도 지역을 넘어서 주민들 내면의 열정을 이끌어 내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남구 대명6동 일대에도 앞산행복마을 만들기 사업이 진행됐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진행하는 이 사업은 안전한 마을 환경, 불법쓰레기·범죄예방을 위한 CCTV를 설치하였다. 또한 만성적인 주차난과 불법주차를 해결하고자 공영주차장을 조성했다. 지역 내 주민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역량강화를 도모하고자 앞산커뮤니티센터 내 음식 체험장을 공유부엌으로 활용했다. 침체된 앞산카페거리를 활성화하기 위해 앞산 행복 커뮤니티 플랫폼을 조성하여 지역 사회적경제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고 커피·디저트 제조시설 및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행복마을 만들기 사업은 환경 개선과 주민 역량 강화 외에도, 미군이 우리나라에 주둔한 이래 아무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해냈다. 전국 미군부대 최초로 담장 위의 흉물스런 철조망을 철거한 것이다. 이천동 주민들에게 캠프 헨리 담장에서 높이 올라가기만 했던 철조망은 65년째 흉물이었다. 회오리 철조망이 도시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철조망이 있는 곳이 우범지대로 인식된다는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2001년에 발생한 9.11 테러 이후 미군부대의 보안이 더 강화되면서 담장 위의 철조망은 더 높이 올라갔다.
수차례 설득과 소통 끝에 캠프 헨리의 철조망이 철거되었다. 변화는 이천동에만 그치지 않았다. 연이어 캠프 워커, 캠프 조지까지 남구 일대의 미군기지 세 곳이 철조망을 철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실적으로 주민들이 미군부대에 해를 끼칠 위험은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기본적으로 필요한 양 이상으로 철조망이 세워지자 주민들의 반발감이 커졌다. ‘수십 년째 흉물스러운 철조망을 철거하라’는 주민 요구가 오랜 시간 이어졌다.
하지만 주민들이 직접 캠프 헨리를 접촉해 민원을 전달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남구는 행정기관으로서 주민과 캠프 헨리의 중간자로 나섰다. 남구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캠프 헨리에 수차례 철조망을 철거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캠프 헨리는 보안을 이유로 계속 협의를 거부했다. 남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졌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변화는 머잖아 찾아왔다. 담장처럼 굳건했던 캠프 헨리의 마음을 돌린 것은 바로 행복마을 사업이었다. 남구가 이 사업을 통해 캠프 헨리와 소통하는 기회를 자주 가지면서 우호관계가 생기기 시작했다. 남구는 수차례 캠프 헨리를 방문해 철조망을 제거해야 미군장병의 생활환경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조재구 現 남구청장이 직접 나서서 캠프 헨리의 에드워드 제이 블랑코(Edward. J. Ballanco) 사령관을 설득하기도 했다. 이심전심이었다. 이천동 주민들과 남구의 진정성 있는 마음에 캠프 헨리도 오랫동안 요지부동이었던 자세를 바꾸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26일, 한미친선협의회에서 캠프 헨리가 철조망 개선에 합의하면서, 반세기가 넘도록 흉물스럽게 방치됐던 철조망이 사라지는 역사적 순간이 온 것이다.
캠프 헨리와의 협의 이후 보안상 꼭 필요한 기본적인 철조망만을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철거됐다. 변화는 이천동에만 그치지 않았다. 캠프 헨리뿐만 아니라 캠프 워커, 캠프 조지까지 남구 일대의 미군기지 3곳이 철조망을 철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캠프 헨리 담장의 철조망이 철거되면서 예상하지 못한 뜻 깊은 성과도 따라왔다. 21년 동안 대구시의 난제로 남아있던 3차 순환도로 미개통 구간(1.4km)에 대한 협의가 급진전됐기 때문이다.
대구의 주요 거점지역을 연결하는 25.2km 구간의 3차 순환도로는 지난 1999년 6월 완공됐다. 그러나 전체 길이 가운데 캠프 워커를 통과하는 1.4km 가량 구간이 문제가 됐다. 결국 이 짧은 구간을 개통하지 못했고 3차 순환도로는 미완성인 채 2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3차 순환도로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차량이 순환하지 못하는 이상한 상황이 계속됐다.
그러나 캠프 헨리 담장을 활용해 목재 가벽 설치, 철조망 제거, 이인성 벽화거리 조성 등 이천동 테마거리 사업이 진행되면서 미군 측과 상호신뢰관계가 구축됐다. 남구와 미군사령관은 긴밀한 협의 끝에 미개통 구간에 걸친 부대 면적만큼 담장을 뒤로 후퇴시키기로 결정했다. 시작은 지역 테마거리를 조성하는 행복마을 사업이었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남구 발전의 걸림돌로만 여겨졌던 미군 부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고 이는 지역 개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올 수 있었다.
행복마을 사업을 통해 이천동의 외관을 바꾼 것만큼 중요한 성과는 침체됐던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했다는 점이다. 사업 기획 단계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한 좋은이웃협의체는 현재 마을기업으로 훌쩍 성장했다. 주민소모임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들은 행복마을 사업을 시작한 지 수 년이 흘러도 여전히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사업지역 내의 노후 건축물 리모델링도 꾸준히 이루어지는 중이다. 행복마을 사업은 주민참여 도시재생 사업의 성공사례로 이미 전국에 널리 소문났다. 타 지자체에서 벤치마킹 목적으로 남구를 찾는 횟수가 늘었고 이인성 벽화거리를 일부러 찾는 방문객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주민, 남구와의 협업이 인정받아 2018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에 또다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천동 테마거리는 최근 국토교통부 주관 2020 대한민국 국토대전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상(가로 및 광장부문 최우수상)도 수상했다.
미군부대와 지속적인 협의 / 미군부대 철조망 철거 전·후 캠프 헨리 담장 꾸미는 일 관련해 미군부대와 협의하면서 상호신뢰가 쌓였다. 전국 최초로 미군부대의 철조망이 철거되었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지난 6년간 이천동에는 행복마을 사업이 시작되며 많은 변화가 생겼다. 사업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변화는 여전히 계속된다. 캠프 헨리는 철조망 제거하면서 남측 담장에는 한미우호를 상징하는 타일벽화를 조성할 계획이다. 남구는 이천동에 고인돌 유적 테마 공간을 만들기 위한 공공디자인 등 후속 사업들을 마련하고 있다. 주민들을 중심으로 이천동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도록 도시재생 뉴딜사업 또한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테마거리를 조성하는 1 차적인 목표는 지역 주민들의 거주 환경을 개선하는 데 있다. 그러나 여기서 더 나아가 남구와 이천동 주민들은 마을 축제, 옛이야기 사진전, 고미술품 플리마켓 등 주민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공동체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김광석 거리와 연계한 관광코스를 개발해 지역 상권을 되살리고, 관광객에게는 이천동의 매력을 알림으로써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이다.
관청(官廳)이란 단어의 ‘청(관청 청, 廳)’은 집 엄(?), 들을 청(聽)의 조합이다. 관청은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다. 남구의 행복마을 사업이 주민주도로 성공리에 마무리될 수 있었던 건, 주민을 존중하는 마음과 낮은 자세로 들으려는 노력에 있었다. 이 같은 노력만 있다면 이천동은 2,000배를 넘어 20,000배 행복한 마을이 될 것이 분명하다.
“행복 마을 사업을 통해 주민들이 주체적인 시민으로 성숙해 나가는 과정을 지켜봤어요. 균형발전과 지방정부의 혁신은 거창한 구호에 있지 않았습니다. 행정이 좀 더 자세를 낮춰 주민들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듣는 것부터 사회 변화는 시작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황두철 도시재생과 도시관리팀장의 말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미군 규모의 감소 + IMF 이후 고미술품 수요 하락→마을 경제 침체
‘캠프 헨리’ 장기 주둔→개발제한으로 낡은 건물
이천동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아이디어 민 · 관이 하나되어 역량발휘
‘캠프 헨리’ 철조망철거 + 3차 순환도로 미개통구간협의
철조망이 철거되면서 예상치 못한 파급효과
지속적인 이천동의 발전을 위해 도시재생 뉴딜사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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