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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스마트팜, 고령화. 이 세 단어의 조합은 꽤 이질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섬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고령화된 마을의 사업이라는 점에서 ‘스마트팜’은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해법일지 모른다. 이처럼 조화롭지 않을 것 같던 조합을 시도한 선구안은 오랜 시행착오를 거쳐 인천 옹진 덕적도의 으름실마을기업만이 체득한 비결일 것이다. 순풍이 될지 역풍이 될지는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들 한다. 으름실마을기업이 바라본 스마트팜의 미래는 지역을 일으키는 순풍이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인천에서 32km 떨어진 섬, 덕적도. 이곳은 깊고 큰 바다의 섬이라는 우리말 지명 ‘큰물섬’을 한자화하여 덕물도라 불리다가 덕적도로 변화했다. 1920년 에는 인구 3천 명가량을 자랑했으며, 1924년부터는 새로운 어업기지가 되어 바다 위에서 생선을 판매하는 시장인 ‘파시’가 열릴 정도로 풍부한 수산 자원을 보유했다. 1971년에는 덕적도항(북리항)이 국가 어항으로 지정되고, 초등학교 학생 수가 580명에 이를 만큼 주민이 많았다. 식당과 상점이 즐비했고 극장이 있을 정도의 호황도 누렸다. 하지만 지금의 으름실마을은 그 영광을 뒤로하고 인구 91명의 덕적도 내 가장 작은 마을이 되었다.
흥미롭게도 덕적도는 산업의 많은 부분을 농업이 차지하고 있다. 농업용수를 댈 수 있는 저수지가 있고, 경지 면적 163ha, 벼농사 면적도 65ha에 달할 정도로 농업에 깊이 매진하는 섬이다. 북1리 으름실마을 역시 덕적도의 좋은 환경에서 자란 농산물에서 가능성을 보고 2012년에는 섬에서 나는 산나물과 버섯을 길러 소득을 내는 취지로 마을공동체를 설립했으며, 옹진군 1 호 사회적기업으로 출범했다. 처음에는 산나물이 지천인 뒷산 몇만 평을 개간해서 산나물을 채취하고 나무에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방식의 소득작물 재배사업을 시작했다. 산나물은 눈개승마, 부지깽이와 고사리, 머위 순, 다래 순, 엄나무 순 위주로 생산했고 참나무 표고버섯 재배도 이어갔다.

적지 않은 소득을 올렸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조합원들의 고령화로 산나물 채취나 표고버섯 농사에 체력적인 한계를 느끼게 되었다. 더욱이 기후 변화로 인해 품질 관리가 점점 어려워졌고, 표고버섯은 봄과 가을에만 수확이 가능해 생산도 제한적이었다. 결국 고령화와 불안정한 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팜 도입에 도전하게 되었다.
으름실마을공동체는 2022년 행정안전부의 ‘섬 지역 특성화 사업’에 선정되어 새로운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2단계 선정으로 국비 5억 원의 지원이 있었으며 인천광역시, 옹진군과 인천관광공사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에 힘입었다. 스마트팜을 만들기 위해 전문가 컨설팅도 받고 선진지 견학을 다니면서 전 과정을 배우고 익힌 으름실마을공동체는 산에서 노지재배 했던 10여 년의 버섯 노하우를 토대로 스마트팜에서 재배하는 버섯 작물에 대해 깊이 이해하게 된다. 아무리 ‘스마트’한 시스템이라 해도, 버섯 재배 과정을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등 사람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다는 점 또한 깨달았다.

으름실마을공동체가 스마트팜 아이템으로 선정한 섬송이표고버섯은 기존 버섯보다 살이 연하고 쫄깃함이 더하며 송이버섯의 향과 식감이 느껴질 정도로 상품 가치가 높아 매출 증대에도 이바지할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다. 고령 조합원들이 일하기에도 무리가 없는 환경, 그리고 저온으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며 사계절 내내 채취할 수 있는 구조는 공동체에 더없이 적합한 방식이었다. 2023년 7월 드디어 북1리 으름실마을에 온도와 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섬송이표고버섯’ 스마트팜 재배사 1동을 조성 했다. 시범 재배의 시작이었다.
사업 추진 현황(2022~2024)| 2022. | 섬 특성화 사업 2단계 선정 |
|---|---|
| 2023. 3.~6. | 표고버섯 생산재배시설 구축 |
| 2023. 8.~11. | 표고버섯 기술 및 경영전문가 컨설팅 |
| 2023. 8.~9. | 포장용기 홍보물 디자인 제작 |
| 2023. 9.~10. | 1차 섬송이 표고버섯 판매 |
| 2024. 1. | 특화상품 친환경(무농약, 우수농산물) 인증 획득 |
| 2024. 2. | 2차 섬송이 표고버섯 판매 |
| 2024. 4. | 섬 지역 특성화 사업 3단계 선정 |
| 2024. 6. | ‘ |
| 2024. 9. | 추석 맞이 3차 ‘섬이담은’ 버섯 홍보 및 판매 |
| 2024. 11. | 버섯체험 프로그램 시범 운영(버섯 수확, 요리 체험) |
| 2024. 12. | 으름실마을공동체 첫 배당 실시 |
버섯 재배와 동시에 브랜딩 작업에도 착수했다. 인천관광공사의 주도로 브랜드 이름, 패키지 디자인, 팸플릿을 제작하고, 친환경 인증을 획득하며 상품의 소비자 신뢰를 구축했다. 조합원들의 투표를 거쳐 뽑은 브랜드 이 름은 바로 ‘섬이담은 섬송이 표고’다. 덕적도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특화된 포장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섬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는 매력을 담았다. 본격적인 사업의 서막은 2023년 9월에 첫 판매를 시작하면서 올랐다. 650만 원이라는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경험하며 으름실마을공동체는 사업 초기에만 받을 수 있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처음 진행했던 노지 생산은 매일 조금씩 생산물이 나오는 반면, 스마트팜은 한꺼번에 재배할 수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판매가 적합하지 않았다. 게다가 버섯은 한번 생산하고 나면 보름이나 한달 가까이 배지에서 버섯이 자랄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대형 마켓에서 납품 관련 문의가 있었으나, 꾸준한 생산량 확보가 어려워 여러 번 고사해야 했다. 이에 사회적기업의 특성을 살려 인천시, 인천시의회, 옹진군, 인천관광공사, 인천도시공사와 같은 지자체를 통해 대량 판매 방식을 택하기도 했다. 한 시즌에는 급식 업체를 통해 생산량 100%를 납품하기도 했다. 지역 로컬푸드 매장을 통한 판매도 고려했지만, 납품부터 재고 관리, 유통, 수거 관리까지 전담할 인력이 부족했다. 공동체 사업 전에 유통 관련 일을 하며 노하우가 쌓인 김형태 특성화사업 추진위원장은 유통 문제가 해결되려면 꾸준한 생산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으름실마을공동체의 생산량과 속도에 맞는 다양한 판로를 개척하는 것이 숙제였다. 현재는 섬 특산물을 판매하는 옹진군 인터넷 쇼핑몰인 ‘옹진자연’ 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유통의 한계에 굴하지 않고 으름실마을공동체는 획득하기 어렵다는 무농약 및 우수농산물 인증까지 받으며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첫 판매를 마친 후 소득을 분배하는 과정에도 철저함을 더했다. 이 사업의 의미가 퇴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조합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애초에 마을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이 중요했기에, 사유화를 방지하고자 이사 7명의 출자 한도를 100만 원으로 제한했으며 사업 초기에 출자한 금액은 모두 환원된 상태다. 일자리가 없는 주민들의 기본소득을 만드는 일, 그리고 더 나아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며 덕적도의 가치를 공고히 하는 일이 사업의 주된 목표라는 점을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2019년에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면서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모두가 약속했다. 2024년 첫 배당률은 20%. 일반 농협 배당이 7~8% 수준인 점을 고려했을 때 상당히 많은 배당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평하게 분배한 이후 남은 금액은 마을공동체에 환원하여 조합원이 아닌 마을 주민들과 함께 소소한 저녁 식사를 나누는 행사를 분기마다 진행하고 있다.
2단계에서 첫 배당을 할 만큼 노하우가 쌓인 으름실마을공동체는 2024년 4월에 섬 지역 특성화 사업 3단계에 선정되었다. 새로 확보한 사업비 약 30 억 원을 통해 으름실마을공동체는 생산, 유통의 문제 해결을 계획하고 있다. 3단계가 완료되는 2027년까지 모듈형 컨테이너 ‘스마트팜 및 체험·교육센터(가칭)’ 조성 시 매출 목표는 7억 9백만 원이다. 부지는 현재 북1리 경로당 뒤에 있는 공터 자리로 약 2,984㎡ 규모다. 이 공간에서 버섯재배와 더불어 재배 과정을 체험하고 직접 따서 버섯 요리를 할 수 있는 체험 공간도 갖출 예정이다. 더 나아가 관광객들이 와서 버섯을 구매할 수 있는 판매 공간과, 편안하게 체류하며 휴식할 수 있는 덕적도 최초 오션뷰 숙박 공간으로도 사업의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혀나가려는 계획이 있다. 이런 사업 확장의 배경은 2026년 개항 예정인 여의도-덕적도 선의 복원 계획 덕분이다. 1,000톤급 여객선이 관광객을 싣고 덕적도에 정박하는 꿈을 으름실마을공동체도 함께 꾸고 있다.

생산량이 늘어나면 버섯을 활용한 가공식품 제조를 통해 6차 산업으로의 확장도 가능해진다. 비록 자체적인 생산 설비 구축은 어렵지만, 이는 지역 기업들과의 협업으로 해결해나갈 계획이다. 현재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아이템 중 하나는 바로 ‘버섯 맥주’다. 로컬 맥주 공장과 협업하여 생산 하고, 인천에서 열리는 대규모 축제인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 부스를 마련하여 홍보 및 유통을 진행할 구상까지 하고 있다. 해외 수출이 필요할 경우, 인천테크노파크 등 관계기관과의 협력 계획까지 큰 그림으로 그려놓은 상태다.

노지에서 스마트팜까지 이룰 수 있었던 건 사업 총괄 운영 및 지원을 해준 인천광역시와 옹진군, 사업의 전문성과 경험으로 운영과 관리를 하고 있는 인천관광공사, 그리고 으름실마을공동체 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지혜를 모아 고심한 결과다. 인구 감소지역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옹진군의 부흥을 위해, 인천관광공사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한 상생협력 등 ‘섬해양관광 팀’이 가진 노하우를 마을 사업의 특성과 결합한 성과가 빛을 보고 있다. 특히 으름실마을공동체의 김형태 특성화사업 추진위원장은 고향 덕적도의 소멸을 안타까워하며, 섬을 떠났던 사람들이 돌아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이어왔다. 다음 세대가 사업을 승계할 수 있도록 더 큰 꿈을 펼치기 위해 옹진군, 인천관광공사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작은 마을공동체가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하고, 이제는 섬을 대표하는 명소가 될 꿈을 꾸고 있다. 만약 포기하지 않는 사람만이 도달할 수 있는 미래가 있다면, 으름실마을공동체는 분명 그 미래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어 본다. 으름실마을공동체가 일궈낸, 그리고 앞으로 일궈나갈 혁신 사례가 다른 고령화 및 인구 소멸 지역에 긍정적인 원동력이자 희망의 신호로 가닿기를 바란다.

배낭 도보 여행자들의 성지
독특한 생물과 지질 환경을 자랑하는 굴업도는 한국의 갈라파고스라고 불린다. 마치 제주의 오름에 오르는 것처럼 완만한 능선을 따라 트레킹을 하면 바다와 가파른 해식절벽이 배낭의 무게를 한층 가볍게 만든다. 특히 굴업도 서쪽 끝자락에 있는 개머리언덕은 백패커들이 캠핑 포인트로 삼는 지점 으로 일출, 일몰, 노을이 장관을 이룬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덕적면 굴업리 / 032-899-3716
근대 개항기를 느끼는 인천의 올레길
인천 개항 누리길은 인천 중구청에서 2006년부터 운영해 온 도보 관광 코스다. 개항기의 인천을 온전히 느끼며 개항장 권역을 둘러볼 수 있는 3가지 코스로 운영된다. 인천역을 중심으로 차이나타운부터 대불호텔 전시관 등을 둘러보며 100년 전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10명 이상의 개인이나 단체가 사전 예약 시에는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인천광역시 중구 제물량로218번길 3 / 032-760-6456
신식호텔에서 생활사박물관으로
1888년, 일본 해운업자가 인천항에 내린 외국인을 대상으로 붉은 벽돌의 대불호텔이 문을 열었다. 침대가 있는 11개의 객실과 다다미 240개의 규모 로 한국을 들어오는 관문 역할을 했다. 한때는 베이징 요리 전문점으로 운영될 정도로 위기를 맞았지만 2018년에 대불호텔의 역사와 인천 중구의 생활사를 모두 볼 수 있는 전시관으로 탈바꿈했다.
인천광역시 중구 신포로23번길 97 / 032-766-2202
짜장면이 탄생한 곳
인천 속의 중국을 경험하고 싶다면 인천 차이나타운을 추천한다. 1883년 개항 후 청나라의 치외법권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형성된 곳이다. 120년이 넘는 역사 속 화교 고유의 문화와 풍습이 스며들어 있다. 짜장면이 탄생한 곳으로 공갈빵, 월병 등 다양한 먹거리가 즐비한 곳. 인천역과 가까워 접 근성도 좋고 동화마을과 자유공원 등 인근 명소를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인천광역시 중구 차이나타운로59번길 20 / 032-777-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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