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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 내에서도 거제면은 지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조선업의 호황과는 거리가 먼 지역이다. 조선시대에는 거제현 관아가 있던 옛 거제의 중심지였으나, 2000년대 이후로는 소외 지역으로 분류될 만큼 인구 유출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2023년 거제시 농업기술센터가 거제면에 자리를 잡으면서, 지역에는 기분 좋은 변화가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이는 지역의 기반인 농업이 미래의 희망으로 자리 잡는 것을 지역민들이 목격하고, 사람들 사이에 '함께 만드는 농업 감수성'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개발원이 위치한 거제면 서정리는 조선업이 득세했던 기간에도 전통적인 농경 사회를 유지해온 곳이다. 거제면이 가장 큰 농업지역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환경적 영향 때문이다. 연평균 14도의 기온과 풍부한 일조량, 그리고 꾸준히 불어오는 해풍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소 부흥기에는 농협중앙회, 등기소 등 주요 시설이 고현, 장평동, 옥포, 아주동 등 도심지로 이전하면서 지역 활기가 저하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거제시농업기술센터는 1989년부터 고현동에, 농업개발원은 1996년부터 거제면 서정리에 각각 위치했다. 농업 행정의 이원화는 농업인들의 불편을 초래했고, 이는 민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2017년에는 집중호우로 인해 농업개발원이 침수 피해를 입는 일도 있었다. 연구 작물 하우스를 비롯하여 개발원 내의 인도와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논의 되었다. 지역 경제 활성화, 농업인들의 행정적 불편 해소, 그리고 농업개발원의 노후화 개선이 필요한 시점임을 느낀 거제시농업기술센터는 34년만 에 거제면 서정리에 신청사를 마련하였다. 2021년 11월에 착공하여 2023년 7월에 준공된 신청사는 사무동, 생활문화관, 복리동, 먹거리통합지원센터 등 총 4개 동으로 구성되었으며, 3개 과 19개 팀의 230여 명이 근무하는 환경을 갖췄다. 또한 최첨단 과학영농종합시설타운을 조성하여 먹거리통합지원센터와 농산물 안전성 분석실을 갖추는 등, 농업인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시내인 고현동에서 거제면 서정리로 거점을 옮기는 것은 다소 의외의 결정이었지만, 농업개발원 옆에 거제시농업기술센터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주민들은 두 팔 벌려 환영했다. 거제면 지역 주민들은 농업기술센터 이전을 위해 모두 하나 되어 거제시 행정과 의회를 설득했다. 농업 관광 인프라 구축을 위해 4차례에 걸친 부지 매입에도 속도가 붙었다. 토지수용위원회에 한 번도 상정되지 않을 정도로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뒷받침되었다. 또 한 거제시농업기술센터 전 직원들이 향후 확장성을 미리 구상하여 2016년부터 농업개발원 주변 부지를 매년 매입하는 등 기존의 노력도 빛을 발했다. 하지만 일부 투기성 토지주들의 양도차익 기대 때문에 조기 부지 매입이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근저당 설정권자의 사망으로 인한 소유권 이전 불가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주민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었던 직원들은 소유권자를 만 나기 위해 새벽 3시 평택, 새벽 5시 경남 의령 출장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적극적으로 토지 주와의 협의를 이끌어낸 결과 건축 설계 1년 전, 부지 최종 매입이 완료되었다.

땅 매입이 진행되고 나서 또 하나의 문제는 입지에 있었다. 농업개발원은 갈대밭과 논의 광범위한 면적을 성토했기 때문에 기존 하천과 수위 레벨에 차이가 없어 나무들의 성장이 지연되거나 고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2017년의 침수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배수로 확보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다. 굴착기로 도로를 굴착했지만, 1.5m 지반에서부터 물이 고여 벽체가 무너져 내리는 바람에 고강도 PC Box라 불리는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Precast Concrete)를 설치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설계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우회하여 굴착기 폭만큼 굴착한 뒤 PC Box를 설치해 737m 배수관로 공사를 마무리했으며, 물을 퍼내는 핵심시설인 배수펌프 시설 3개소를 배치하여 집중 호우에 철저히 대비했다. 더불어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자동화 예측 시스템을 통한 예방적 시설 관리 체계를 수립했다. 침수 피해를 입었던 연구 작물 하우스도 시설을 손보면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가동되는 재배 온실로 현대화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시설의 고도화와 안정화를 꾀한 거제시농업기술센터는 농업 행정과 같은 기본 업무와 더불어 지역에 맞는 과학 영농 고도화 실현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했다. 농업인들이 불편을 호소했던 문제들을 중심으로 종합검정실을 개선하고 조직배양실을 강화했으며, 스마트팜 관제실과 교육장을 추가로 설치했다. 특히 농업인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은 미생물 배양실에서 운영하는 ‘미생물 공급실’이다. 마치 약수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농업인들이 여분의 통을 들고 와서 자유롭게 농사에 필요한 미생물을 받아 가는 모습은 낯설면서도 활력이 느껴진다.

미생물 배양액은 토양의 유기물을 분해해 주고 생리활성 물질을 생성하며 작물의 뿌리 생장을 촉진하고 유해균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 토양을 더욱 비옥하게 만든다. ‘미생물 공급실’은 지역 농업인의 경영비 절감과 친환경 농업 확산을 위해 농업용 단일 미생물 배양액을 공급하는 서비스다. 현재는 복합미생물(EM), 광합성균, 고초균 3종을 배양하여 공급하고 있으며 미생물은 개인당 배정된 양을 수시로 수령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재배 면적에 따라 10리터에서 50리터의 단일균 2종을 공급받을 수 있다. 희망하는 농업인은 미생물 배양실 사무실에서 신청 및 확인 을 통해 고유의 농업인 ID와 비밀번호를 부여받는다. 서비스 초창기에는 직원이 직접 나눠주는 시스템이어서 센터가 문을 열기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던 농업인들이 많았으나, 지금은 키오스크를 이용해 ID와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언제든 편한 시간에 찾아와서 배양실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겨울철과 같은 농한기에는 지역 농업인을 대상으로 무료 ‘토양 검정 서비스’도 진행한다. 토양 검정은 토양의 양분 상태를 확인하고, 재배를 희망하는 작물에 필요한 비료량을 분석하여 비료 사용 처방서를 발급하는 서비스다. 한마디로 땅의 영양분 상태와 작물, 비료의 궁합 및 상태를 점검하여 각 항목에 필요한 양을 조절함으로써 양질의 토양과 작물 환경을 조성하는 작업이다. 농업인은 농지에서 채취한 500g의 토양을 농업과학관에 제출하면 3주 이내로 결과를 통보받을 수 있다. 산도(pH), 유기물 함량, 인산, 칼륨, 칼슘, 마그네슘 등 주요 양분을 분석하여 작물별로 적합한 시비 처방서를 제공하고 있다.
과학 영농 종합 시설 타운을 조성하면서 생긴 먹거리통합지원센터는 지역의 건강한 먹거리를 책임지는 중심축으로써 성장하고 있다. 지역에서 생산된 건강한 먹거리를 지역 내에 공급하고 소비를 촉진함으로써 건강한 먹거리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먼저 농가는 거제에서 생산되는 로컬 농산물을 생산 계획에 따라 재배하고 공급할 수 있고, 지역 업체는 상생 협력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한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주요 수요처로 선정된 학교와 학생들은 신선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연중 공급받을 수 있다. 2023년부터 본격 운영된 먹거리통합지원센터는 선별 포장장과 저온 저장고뿐만 아니라 배송 차량 물류 시스템까지 갖춰, 지역 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학교, 기관, 기업 등에 공공 급식으로 제공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2023년 공 공급식 시범 운영 34개소를 시작으로 현재 70개소로 확대되는 등, 지역의 건강한 먹거리 생산과 유통 흐름을 책임지고 있다. 매일 아침 지역에 있는 학교로 출발하는 배송 트럭만도 29대에 달한다. 매일의 신선함과 건강을 지역 곳곳에 배송하고 있는 셈이다.

| 공급자(농업인) | 농가별, 품목별 생산 계획 수립 |
|---|---|
| 생산 계획에 따른 재배 및 관리 | |
| 안정성 검사(농산물) | |
| 농가 출하 | |
| 먹거리통합지원센터 | 수주, 발주 관리 및 물품 집하 |
| 물품 검수(품질 및 유통기한 등 확인) | |
| 방사능 검사(수산물) | |
| 피킹 및 검수 | |
| 당일 배송 | |
| 수요처(학교 등) | 물품 검수 및 유통기한 확인 |
거제시농업기술센터 부지 한편에는 2025년 한국 관광 100선에 선정되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거제시 대표 관광지 ‘거제식물원’이 자리한다. 기획부터 완공까지 10년이 걸린 거제식물원은 매년 50만 명의 인파가 찾는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단일 온실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7,500여 장의 삼각형 유리로 구성된 독특한 외형은 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함을 선보인다. 300여 종 1만 그루의 열대식물이 식재되어 있으며, 인공 암석원, 10m 폭포, 새둥지 포토존, 정글 전망대와 같은 시설들이 조성되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식물원 내외부의 모습 덕분에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재방문을 유도하는 긍정적인 요인이 된다.

거제시농업기술센터와 식물원 부지에서는 매년 거제를 대표하는 축제들이 펼쳐지며 지역 관광 발전에 보탬이 되고 있다. 올해 19회를 맞이하는 거제 섬꽃축제를 비롯해 거제정원박람회와 식물산업전이 펼쳐지는 무대가 바로 거제시농업기술센터 앞마당이다. 2024년 기준으로 지역 경제 파급효과를 계산하면 85억 원에 달한다. 2022년 20만 명으로 집계된 방문객은 2024년 30만 명으로 늘어나며 엄청난 파급 효과를 실감하게 한다.
거제시농업기술센터는 매년 도시 농업 교육생을 모집하여 시민들에게 농업 기초 지식을 제공하고, 도시 농업 전문가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일정 기준을 이수한 시민에게는 도시 농업 관리사 자격을 취득할 기회를 주며, 이들은 지역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상자 텃밭 교육’을 진행한다. 이로써 도시 농업 관리사는 강의 경험을 얻고, 어린이들은 친환경 농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소중한 계기를 맞이한다.
이처럼 농사를 짓지 않던 시민들에게까지 도시 농업으로 ‘농업 감수성’을 전파하며, 농업이 단순히 농업인만의 소득 증대를 넘어 지역을 살리는 산업 이자 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음을 거제시농업기술센터는 보여주고 있다. 과학 영농으로 땅과 작물, 환경과 자연을 살리고 관광과의 시너지를 통해 농업인과 학생, 가족, 관광객이 매일 찾는 명소로 거듭난 농업기술센터 부지는 이러한 비전을 증명한다. 거제시농업기술센터는 단순한 사업을 넘어 지역을 위한 깊은 애정과 다각적인 고민으로 땅을 살리는 과학 영농과 사람을 모으는 관광 농업이라는 기적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꼭 가봐야 할 한국 관광 100선에 선정된 랜드마크
다양한 아열대 식물이 숲을 이루고 360개의 석부작이 함께 어우러진 이국적인 외형의 정글돔은 2020년 1월 개장하여 255만명이 다녀간 거제의 랜드마크다. 연간 50만 명 이상 방문하는 식물원은 사계절 다양한 식물과 생태체험을 할 수 있으며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고 연구하며 생태계유지 보전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국내 최대 미끄럼틀인 정글타워도 함께 꾸며져 가족 체험 공간으로 제격이다.
경상남도 거제시 거제남서로 3595 / 055-639-6997
거제에서 만나는 지중해 해변과 정원
1969년부터 이창호, 최호숙 부부가 145,002㎡의 부지를 가꾸며 희귀 아열대 식물 740여 종을 심은, 1년 내내 꽃이 지지 않는 섬이다. 전반적으로 동백숲이 섬 전체를 덮고 있으며 선샤인, 야자수, 선인장 등 아열대 식물과 은환엽유카리, 스파리티 움 등의 희귀식물도 만날 수 있다. 총 일곱 군데의 선착장에서 외도를 드나들 수 있으니, 입도 시간을 고려해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경상남도 거제시 일운면 외도길 17 / 055-681-4541
약초섬이라 불리는 바다의 금강산
두 개의 섬이 맞닿은 해금강.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으며 1971년에 대한민국 40곳의 명승 중의 하나로 지정되었다. 3개의 봉우리가 조화를 이뤄 ‘삼신봉’이라 불린다. 사자바위, 미륵바위, 촛대바위, 신랑바위 등에 둘러싸인 해금강은 중국 진시 황제가 불로초를 구하러 왔다는 기록에 의해 약초섬이라 불리기도 한다.
경상남도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 산1 / 055-639-4163
잊지 않을 권리, 전쟁역사의 산교육장
6.25 한국전쟁으로 생긴 수많은 전쟁포로를 수용하기 위해 1951년, 거제도 고현, 수월지구에 포로 수용소가 설치되었다. 인민군 15만 명, 중국군 2만 명 등 최대 17만 3천 명의 포로를 수용한 것으로 기록되었으나 1953년 휴전협정 성립, 전쟁이 끝나며 수용소는 폐쇄됐다. 잔존 건물을 중심으로 당시 포로들의 생생한 기록을 살펴볼 수 있는 공원으로 거듭났다.
경상남도 거제시 계룡로 61 / 055-639-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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