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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려지는 해조류 부산물이 바다도 어민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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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중 카메라와 잠수 장비를 개발해 인류에게 최초로 바다의 세계를 보여준 ‘자크 이브 쿠스토’는 말했다. ‘지구가 두꺼운 책이라면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은 얇은 종이에 불과하다. 나머지 수백 수천장의 공간은 바닷속에 펼쳐져 있다.’ 그런데 점점 바다의 페이지가 줄어들고 있다. 인간의 안이함 그리고 편이함의 추구로 바다가 오염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바다 오염은 해양 생물과 서식환경의 파괴를 부르고 있다. 우리나라 해양수산부의 보고에 따르면, 심각한 수산물 오염의 주요 원인은, 무분별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폐기물 소각과 폐기물의 해양투기에 있다고 한다.


      한 해 동안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가 무려 880만 톤(2006년 조사 기준). 한반도의 끝자락에 빼어난 풍광을 간직하고 있는 완도는 태고의 신비, 바다를 품으며 265여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중심지로서 전국 제1의 청정해역이다. 이에 따라 미래의 성장동력산업을 해양생물, 해양 에너지, 해양관광, 해양물 등으로 삼으며 해양이 모든 산업의 기점이 되고 있다. 그만큼 바다의 중요성, 소중함을 완도는 잘 알고 있다. 바다의 생존이 위협 당하면, 바다를 삶의 기반으로, 터전으로 삼고 있는 어민들의 삶도 쉽게 무너져 내린다는 것을... 때문에 바다를 지키는 것은 곧 어민의 삶을 지키는 것! 이에 완도군은 해조류 생산이 전국 1위를 달리는 만큼, 마구잡이로 바다에 버려져 늘 골치덩어리였던 해조류 부산물을 보고 생각했다. 저것을 활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해조류 부산물을 전복 먹이로 활용해 보는 건 어떨까? 사업 초반, 별다른 호응을 얻어내지 못했다. 갈등도 많았다. 하지만 희망은 있었다. 완도군도, 사업 관계자들도, 어민들도 가슴에 품은 뜻이 같았다. 바다를 지켜내야 우리가 살고, 아이들의 미래가 살아 숨쉰다.

      연간 수산물 소득만 8,000억 원 그러나...
      완도군의 바다면적은 육지면적의 12.6배인 4939.6㎢, 해안선은 전남의 13.5%인 838.26㎞로 현재 3만 5,258㏊의 어장이 개발돼 있다. 이에 따라 완도군은 수산업이 지역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오고 있다. 60~80년대에는 김, 미역 등의 해조류, 80~90년대에는 어류양식, 90년대 이후 전복양식산업 순으로 발전해오고 있다.
      2011년 수산물 통계조사 결과를 보면, 군 내 1만 618가구에서 연 41만톤의 수산물을 생산하여 모두 8천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중 1,571어가가 연 1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어 농어업 밀물시대에 ‘돈 되는 수산업’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완도군의 전복 생산이 전국 생산량의 81%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다시마는 70%, 톳 60%, 미역 46%, 매생이 40%, 전복종묘생산 30%, 김 15% 등을 차지하며, 전복과 미역은 완도의 톡톡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이처럼 완도가 국내 수산물 양식의 메카로 자리잡은 것은, 다도해 리아스식해안으로 각종 수산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반이 초석이어서 자체 영양염류가 생성되고 있는 데다, 연안 해안선을 따라 게르마늄이 다량 함유된 맥반석이 형성돼 수산물의 맛이 좋다. 그러나 해조류 양식산업이 발전하면 할수록 어업인력의 노령화·부녀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으로 미역, 다시마 등 채취시 제품규격에 미달된 해조류가 바다에 버려짐에 따라 해양환경의 오염을 가중 시켰다. 또한 일부 부산물이 저급 제품으로 유통되는 바람에 시장질서를 흐리게 만들어 환경오염 및 유통의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버려지는 해조류 부산물, 버려지는 바다
      완도는 전복의 연 매출액만 현재 5,000억 원대에 이르고 있다. 완도군은, 향후 5년 이내에 완도 전복만으로 내수·수출을 포함해 1조 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완도가 전복의 메카로 자리잡을수록 풀어야 할 과제도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다의 오염. 전복과 함께 미역, 다시마 등의 생산이 많은 만큼 대량의 해산물 부산물이 무분별하게 버려짐에 따라 과다한 용존 산소를 발생, 단위 면적당 생산량 감소 및 제품의 질 저하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완도군의 경우, 양식 해조류 역사가 깊다보니 생태 특성상 바다의 노후가 더 빠른 상황이었다.
      이와 함께 10~12월 추궁기가 되면, 전복의 먹이가 되는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의 출하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전복 먹이 공급의 어려움도 많았다. 지속적인 출하가 제품의 신용과 수출의 가격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바, 이 역시 시급하게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였다.
      민선 3기, 4기에 이어 민선 5기를 이끌어 온 김종식 완도군수는 해조류 부산물이 무분별하게 폐기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바다가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하여 자정능력을 상실하고, 양식어업의 대형화로 많은 부산물 및 폐양식 자재들이 발생하고 있지만 육지로 인양 후 처리되지 못하고 바다에 버려지는 실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터였다. 이에 버려지는 다시마 꼬리 및 미역 줄기 등 해조류 부산물을 재활용해서 해양 오염을 막고 전복 먹이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낸 게 김군수였다. 열악한 재정에도 불구하고 지역발전사업으로 추진하지 못한 다시마 꼬리 수매사업, 미역줄기 수매사업 등을 군비로 추진하였다. 그 결과 2006년, 김 군수의 진두지휘 아래 본 사업이 본격 시행되었다.
      본 사업의 본격화를 위해, 김 군수는 사업시행기관을 수협으로 지정하고, 수거, 대금지급, 가공, 공급에 이르기까지의 제반 과정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고자 했다. 수협의 입장에선, 자체 소득이 되지 않기에 꽤나 부담스러운 사업이었다. 하지만 어민이 있기에 해야 하는 사업이었다. 수협은 다수의 이득을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당장이 아닌 미래를 위해 모두가 한마음, 한 뜻
      다시마 건조 시 규격은 1.80m, 출하 시 규격은 1.60m. 이로써 남겨지는 20㎝는 본 사업 시행 전만 해도, 일반 상인에게 판매되어 저급다시마로 시장에 유통되었다. 이는 시장혼란 및 소비자의 신뢰를 실추시켜 왔었다. 또한, 미역의 경우에도 엽채 생산 후의 줄기가 바다에서 그대로 썩다보니, 바다를 오염시키는 것도 문제였지만, 어선어업에도 상당한 피해를 주어 어획을 위해 쳐놓은 그물에 미역줄기, 다시마 꼬리 등이 걸려 올려지기 일쑤였다.
      이에 사업 시행 초기, 본 사업의 필요성을 어민들 역시 절감하고는 있었다. 하지만 해조류 부산물 수거 작업을 기피했다. 양식 어업의 경우, 노동 강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노동력도 부족한 상태다보니 해조류 부산물 수거를 따로 해야 하는 일은 번거롭고 귀찮은 일이었다. 또한 채취한 미역 꼬리, 다시마 줄기 등을 육지로 운반해 나르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이에 신동호 완도군 수산식품 계장은 설명회를 개최하여 본 사업의 타당성을 알리고, 어민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당장 눈앞에 놓여진 편리함과 이득에 급급해 바다의 위기를 외면하지 말자는 것. 바다의 몰락은 곧 우리 미래의 몰락임을 잊지말자는 것이었다. 또한 폐기물로 버려지는 해조류 부산물을 냉동 저장해 두었다가 추궁기에 전복의 먹이로 활용하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지 않겠냐며 어민들을 이해시키는데 앞장섰다.
      사람도 나이를 먹으면 늙고 병드는 것처럼 미역 다시마 등의 해조류도 9월~10월 추궁기가 되면, 늙고 병들어서 뿌리, 잎 날개가 없어진다. 이 시기가 되면, 전복의 먹이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어민 스스로가 직접 전복 먹이용 양식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어가들이 그러한 능력이 있는 건 아니었다. 전복을 굶겨야 하는 상황이 빈번했다. 그러다 1월, 궁핍한 시기가 지나 전복에게 먹이를 제공하면, 갑작스런 포식으로 전복은 먹이를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 한 채 설사를 한다. 이는 바다의 오염은 물론이요. 품질 좋은 전복을 생산하는데도 걸림돌이 된다. 곧, 전복 먹이의 원활한 공급은 해양 오염을 막고, 최상품의 전복을 생산할 수 있는 토대가 되어준다는 얘기다. 의식있는 어민들이 동조하기 시작했다. 해조류 부산물 재활용 사업은 어업인들의 능동적인 대처가 뒤따름에 따라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행정, 수협, 가공업자, 어업인의 체계적인 역할분담
      어업인들이 미역, 다시마 등의 해조류 부산물을 채취해 놓으면 가공업자들에게 인계되었다. 사실상 해조류 부산물 재활용 사업은 가공업자들에게 있어서만큼은 불필요한 사업이었다. 오히려 자비가 들어가야 하는 돈 안 되는, 이득없는 수매 사업이었다. 모른척 해도 될 일이었다. 하지만 가공업체들은 외면하지 않았다. 아니 외면할 수 없었다. 바다가 살아야 후손이 살아가고, 그 일은 지금 현재의 바다를 품고 있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가공업체들의 사명의식 덕분에 해조류 부산물 재활용 사업은 어업인-가공업체-수협-완도군의 상호보완적인 관계속에 체계적인 역할 분담이 이뤄졌다.
      사업 체계의 기반이 잡히자 그 다음 문제가 되는 건, 다시마 꼬리와 미역 줄기 등의 해조류 부산물 관리를 어떻게 하냐는 것이었다. 그냥 말리니 부패했다. 신선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전복의 식성을 고려, 썩지 않게 소금에 절여 냉동저장창고에 보관하는 게 시급했다. 완도군이 냉동저장창고를 지원하는 과정 속에서, 완도금일수협은 본 사업의 속도를 내기 위해 어업인 지도 및 교육 그리고 현장대화로 애로사항을 극복하는데 앞장섰다.

      해조류 부산물, 애물단지에서 보물단지로
      현재 각 시·도·군에서는 어업인 소득증대, 정주어촌건설, 가공산업 등 수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성과는 크게 한 두가지 정도로 평가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런 점에 있어서 해조류 부산물 재활용 사업은 여러 가지 효과를 거양하며 사업간 성과 비교형량 시 우위의 상위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조류 부산물 재활용 사업의 그 첫 번째 효과로는, 해조류 부산물(꼬리·줄기 등) 해상투기로 인한 해양 환경오염이 사전에 예방 되었다는 것이다(어장오염 예방효과 : 1,192ha(미역, 다시마 양식어장 6,928ha의 17%, 부산물 수매(수거)량 : 7,152톤(1,192ha×20대×0.3톤)). 이로써 양식 수산물 해저퇴적 시 부패·분해 과정에 따른 과다한 용존산소 소비와 무산소 환경형성 등 환경변화에 따른 단위 면적당 생산량 감소 및 품질저하를 막을 수 있게 됐다.
      둘째로, 수매되어 보관된 미역, 다시마가 추궁기(10~11월) 전복먹이로 재활용됨으로써 일부 전복 양식어장의 먹이 부족이 해소되었다(전복먹이 지원효과 : 1,730어가, 1,912톤(소요량의 3%)).
      셋째로, 해조류 부산물을 전복 먹이로 재활용함에 따라 규격 미달제품의 시장유통이 사전에 차단되어 다시마 제품 고급화 및 가격지지 기능을 도모하게 되었다. 이는 양식어가 수취가 제고로 어업인의 소득 증대도 가져왔다. 20년 전과 변동없이 kg당 100원선을 유지하였던 미역 가격이, 동 사업추진으로 kg당 가격이 170원대로 수취가가 높아졌다.
      넷째로 미역줄기를 활용한 농업 퇴비화로 친환경 쌀 생산단지 조성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써 해조류를 이용한 기능성 쌀, 미역쌀 생산으로 새로운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도 되었다. 현재 완도 미역쌀은, 칼슘, 마그네슘 등 무기물과 아미노산 항산화성, 항암성, 폴리페놀 등이 일반에 쌀에 비해 높은 함량을 자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농가 소득의 증대도 가져왔다(20kg 평균가 45,000원/ 미역쌀 판매가 60.000원). 처음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더 멀리 미래를 내다본 결과였다. 현재 완도군의 해조류 부산물 재활용 사업은 지역민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으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효자 사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람과 바다의 상생을 위하여
      완도군의 해조류 부산물 재활용 사업이 여러 가지 사업 효과를 낼 수 있었던 건, 무엇보다도 사업 참여자들의 사업에 대한 이해도와 추진력. 바다의 미래에 대한 염려가 뒤따르면서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문별 체계화된 역할 수행과 열악한 재정에도 불구하고, 지역발전사업으로 추진하지 못한 다시마꼬리 및 미역줄기 수매사업 등을 군비로 추진한 완도군수의 굳은 의지도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 미역줄기와 다시마꼬리 등을 수매할 인력도, 저장 시설도 현재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추궁기에 전복 양식업자들에게 돌아갈 먹이의 양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앞으로 사업비 확충으로 시설이 완비되어 추궁기 전복먹이 공급이 지금보다 증가된다면, 전복 양식산업이 1조 시장에 진입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한 일이다. 이를 위해 현재 완도군은 부산물 판매대금을 적립하여 보조율을 낮추고 자체자금을 부담시켜 행정의 도움없이 수협과 어업인들이 자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데 노력을 다하고 있다. 모든 사업은 이득을 남기기 위한 장사다. 이때 이득이란 당장 눈앞에 보이는 물질적인 것일 수도 있고, 당장은 아니더라도 그 가치에 의미를 둔 이득일 수도 있다.
      완도군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득에 급급해 하지 않았다. 바다를 먼저 생각했고, 그 바다를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했다. 그 결과, 지금 완도는 보다 깨끗한 바다, 보다 어민들이 살기 좋은 곳으로 가치를 창조하며 무형 자산, 인적 자산이란 최대의 이윤을 맛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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