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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양기, 다목적 시대를 선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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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년 통계청은 어촌가구의 고령화율이 전체인구 고령화율보다 2.8배나 높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어촌의 주민은 줄어드는데 노인들은 늘어만 가고 있는 것이다. 점점 고령화·여성화 되는 어촌은 인력이 늘 부족할 수밖에 없다. 조업이 생계수단인 나이든 어민들은 위험을 감수한 채 ‘나홀로 조업’에 나서기도 한다. 그 결과 실족 등으로 바다에 빠져 사망하거나 실종되는 불행한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이에 어촌에도 기계화 사업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어민들의 안전과 소득 증대를 위해서도 대책이 필요했다. 그 대책 중 하나가 ‘소형어선 인양기’다. 어선 인양기는 기상이 악화될 시 선체를 안전지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설비다. 단순한 것처럼 보이는 이 시설이 어민들의 수고를 덜어주고 비용 절감의 효과까지 얻고 있다고 한다. 도대체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새로운 소형어선인양기 사업의 시작
      경상남도의 전체 어선 수는 15,145척이며 이중 5톤 미만의 소형어선이 13,749척으로 90.8%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중요한 생계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 소형선박이 많은 어항에 빠질 수 없는 시설이 바로 인양기다. 태풍 등으로 기상이 악화될 시, 작은 소형 선박을 항에 방치해두면 파도에 휩쓸려 부서지기 일쑤다. 심한 경우에는 선체가 전파되는 경우도 있다. 몸집이 큰 중·대형 선박은 가까운 곳으로 피항을 가지만, 몸집이 작은 소형 선박은 안전지대로 끌어올려 제대로 결박을 해 놓아야 한다. 이때 소형어선인양기가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항구도시가 많은 경상남도는 일찍부터 그 필요성을 깨닫고 보급에 앞장 서 왔다. 경상남도의 어항 수는 567개항이며, 그중 237개소에 인양기가 설치되어 있다. 어항 수 대비 41.8%가 설치된 높은 비율이다. 하지만 수요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아직 미설치된 지역도 다수 남아있고, 소형선박이 유일한 생계수단인 영세어민들에게 소형어선인양기 설치는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경상남도는 제한된 예산으로 사업성과를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을 모색했다. 단순한 시설지원보다, 어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했다. 이를 위해 1994년부터 펼쳐왔던 인양기 사업의 경험을 적극 반영하면서, 직접 인양기를 사용하는 어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전보다 ‘진화’한 새로운 소형어선인양기 사업을 시작하였다.

      인양기도 이제 멀티플레이어 시대
      사업 초기인 90년대에는 대부분 인양하중이 5톤 미만인 인양기가 설치됐다. 그러나 최근 선박이 대형화되면서 실질적으로 배를 인양하는 데에는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방치해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시설이 노후해 교체가 불가피한 곳도 있었지만 상태는 대부분 양호했다. 기존 인양기를 다목적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했다. 우선 평상시에도 어획물 및 어구 인양과 선박수리 등에 활용하자는 방안이 추진되었다.
      인양기를 선박수리에 활용하여 얻은 가장 큰 이점은 어민들의 경비절감이다. 선박은 주기적으로 뭍으로 인양되어 점검과 수리를 받아야 한다. 녹을 제거·세척하고 페인트칠도 새로 해야 하며 선체 하부에 붙은 해양생물도 없애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속도가 나질 않아 연료가 더 들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이 선박수리를 위해 소형 조선소를 찾아가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다. 환경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며 조선소 건설이 환영받지 못하게 되었고 국제경기 불황의 여파로 대다수가 문을 닫아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인양기가 결정적인 해결책이 되었다. 배를 끌어올려 선박의 간단한 수리가 가능해 진 것이다. 종전에는 ‘카코트레인’이란 인양기 시설을 임대해 수리작업을 진행해 왔다. 카코트레인의 반일 사용가격은 20만원, 1년에 2회 정도 인양할 시 선박마다 총 40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인양기의 활용으로 어업인들은 이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됐다. 경상남도는 약 2,246백만 원의 어업경영 비용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인양기는 어민들이 조업한 수산물을 육상 인양하는 데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일손이 부족한 어촌에서 어민들의 수고를 덜어주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경상남도는 기존에 설치된 인양기를 사용해 어민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여러 방침을 강구할 예정이다.

      인양하중 상향조정으로 효율성도 상승!
      인양기의 다목적 사용 다음으로 주목한 것은 인양하중 문제였다. 경상남도는 2005년 이전은 3톤 내외, 2005년 이후에는 5톤 이상으로 되어 있던 인양하중을 상향조정했다. 인양하중이 5톤인 인양기로 5톤의 선박을 인양하는 경우, 배의 중량은 선체뿐만이 아니라 배의 연료, 선내의 부대시설 또한 무게에 추가된다. 5톤의 선박은 그보다 중량이 훨씬 더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결국 5톤의 배를 인양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7톤, 여유 있게 10톤의 인양기가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요즘은 소형선박의 하중이 점점 무거워지는 추세에 있어 인양하중의 상향조정은 꼭 필요한 사항이었다. 경상남도는 어촌 별로 소형어선의 중량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지역에 맞는 인양기 시설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국고지원 사업비 5천만 원으로는 5톤짜리 인양기 밖에 설치할 수 없어 주민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기 어려웠다. 경상남도는 시군비와 도비를 추가 지원하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주민들끼리 자체기금으로 비용을 자부담한 곳도 다수 있었다. 경상남도는 이번 사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2013년부터 인양기 인양하중을 7톤으로 상향조정하고 대당 7천만 원의 지원을 건의할 예정이다.
      인양에 도움을 주는 여러 인양기설치관련 편익부대시설도 지원하고 있다. ‘어선계류대’는 일정한 틀을 만들어서 어선을 들어 올릴 때 선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도와준다. 또 어선을 인양할 때 무게 때문에 선체가 휘는 경우가 종종 일어나는데, 사각형 틀의 ‘달기구’는 어선의 변형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선박을 이동하는 ‘이동대차’도 지원하고 있다. 이동대차는 인양 후 선박을 옮기기 위해 꼭 필요한 설비로, 경상남도의 시와 군은 어선 수에 비해 이동대차가 적은 어촌계에 우선적으로 이를 지원하는 ‘이동대차사업’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사업성공의 핵심은 주민과의 끊임없는 교류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총 27회로, 그중 88.9%가 7월에서 9월 사이에 일어났다고 한다. 그만큼 매년 여름이 되면 항구도시들은 그에 대한 대비로 바빠진다. 경상남도 또한 매년 태풍이 오기 전인 6~7월 사이에 안전점검을 실시한다. 안전점검은 자연재해가 발생하는 결정적인 때에 인양기가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사용·관리 실태를 꾸준히 점검해 사업추진에 참고하고 개선방안도 찾아나가고 있다.
      경상남도 자체에서는 인양기 시설이 준공되면 바로 안전검사를 실시한다. 그리고 준공 후 3년, 이후 2년에 1번씩과 매년 태풍이 불기 전에 안전을 검토한다. 시와 군은 인양기의 수시점검을 맡았다. 하지만 점검을 자주 시행한다 해도 인양기 고장은 매번 일어난다. 그 대응은 어촌에 따라 다르다. 어촌에도 빈부격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부유한 어촌은 바로 보수가 가능하지만, 영세한 어촌은 발만 동동 구를 뿐이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시·군에서는 자체적으로 유지·보수 예산을 확보하여 도색과 전기수리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인양기의 수가 많고 지역마다 산재되어 있어 공무원들이 전부 관리하는 데 한계에 부딪히기도 했다. 이에 경상남도는 각 어항에 형성되어 있는 어촌계에 책임 관리자를 지정했다. 지금 도내 인양기들은 어촌계별로 실제 경험자가 관리를 맡아 장비정비를 자립적으로 행하고 있다.
      앞으로 경상남도는 소형어선인양기의 미설치 지역에 시설을 지원하고, 설치 후 10년 이상 경과한 인양기의 교체설치를 병행할 방침이다. 지속적인 수요가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역의 특성과 주민들의 요구에 맞춰 사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상남도는 경험을 통해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소형어선인양기처럼 어민들의 안전과 생업에 직결되는 사업의 경우 그들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 속에 문제점을 해결하는 힌트가 깃들어 있다. 앞으로도 경상남도는 도내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직접 현장에서 확인하고 주민들과의 교류로 가장 알맞은 방침을 찾아갈 계획이다. 인양기 시설을 단순히 설치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주민들의 실질적인 혜택을 위해 노력한 경상남도, 다각도로 사업에 접근한 그 세세한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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