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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렇게 멋진 비엔날레, 청주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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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 북경의 798지구, 런던의 데이트모던… 감옥이 미술관이 되고, 기차역이 전시관이 되고, 발전소가 갤러리가 되고, 공장지대가 예술지구로 거듭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문화공간들의 이야기다. 버려지고 방치됐던 건물이 문화라는 세련된 옷을 입은 것이다. 감히 이에 견줄만한 문화공간이 우리나라에도 생겨났다. 담배공장이었던 청주의 연초제조창이다. 뉴욕의 퀸즈 미술관장은 이번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이 곳이 뉴욕에 있었다면 새로운 21세기 문화혁명이 일어났을 것이다.” 2011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공예로 특화된 청주만의 개성 살리기
      청주에서 처음 공예비엔날레를 한다고 하니 외지인은 물론 지역 주민들조차 시큰둥했다. 청주와 공예가 무슨 상관이 있느냐, 광역시도 아니고 기초지자체에서 무슨 국제행사를 한다고 하느냐, 지역의 공예작가를 위한 정책마련도 없이 예산낭비만 하는 것 아니냐하는 우려가 가득했다. 청주시와 조직위 사무국은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수많은 논리를 만들고 에둘러 알리며 동조를 얻어내는 데 적지않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했다.
      청주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 직지를 주조한 인쇄 및 정보혁명의 발흥지이다. 천년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고 자연환경이 조화를 이루며 거대한 역사의 물줄기를 만들어 오고 있다. 특히 청주를 비롯한 중부권에 진천공예마을, 벌랏한지마을, 계룡산도예촌, 단양방곡도예촌, 괴산연풍공예촌 등 우리 고유의 삶과 멋을 계승하면서 문화예술의 꽃을 피우고 있는 곳이 많다. 충북지역 공예 인적인프라만 해도 타 지역에 비해 상당한 수준이다. 증평공고, 청주대학교 등 공예 및 디자인분야 교육기관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세계적인 도자기브랜드회사인 한국도자기와 젠한국을 비롯한 현대화된 공예디자인산업이 자리잡고 있다.
      이처럼 천혜의 자연환경과 역사적 맥을 계승 발전시키고 새로운 글로벌 문화환경을 창조하기 위해 청주시는 지난 1999년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서막을 열었다. 세계 3대 비엔날레로 불리는 베니스비엔날레, 휘트니비엔날레, 상파울로비엔날레는 모두 순수 미술전람회다. 당대의 미술세계를 소개하고 세계 각국의 작가들이 이곳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으며 스타작가가 탄생하기도 한다. 한국의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등도 순수 미술전람회이고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도자로 특화된 행사이다. 반면에 청주비엔날레는 금속, 도자, 목칠, 섬유, 유리 등 공예의 전 장르가 망라된 세계 유일의 공예 종합 비엔날레다. 도자나 금속, 섬유, 유리 등 특정 장르를 테마로 비엔날레나 전시회를 하는 경우는 국내외에서 종종 만날 수 있지만 이 모든 장르를 집적화시켜 비엔날레를 펼치는 곳은 청주가 유일하다. 일반적으로 비엔날레라고 하면 순수 미술품을 전시하고 학술행사 등 관련분야 연계사업을 하게 마련이지만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수준높은 전시, 학술, 페어, 공예워크샵 및 시연, 공연이벤트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함께 조화를 이루면서 역동적으로 행사를 이끌어가고 있다. 한국인의 흥과 문화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고 공예교육과 체험을 통한 현장학습의 장을 만들며 젊은 작가 및 이슈가 되는 역량있는 작가를 발굴하며 우수 공예품을 판매·교류해 산업화를 촉진하고 공연 이벤트 등의 시민참여형 프로그램으로 차별화된 콘텐츠를 자랑한다.
      그러나 문제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가장 큰 것은 체육관이나 예술의 전당 광장에 천막을 쳐 놓고 개최하는 공간적 한계였다. 체육관을 임대할 때는 행사기간 동안 체육관 활용이 안 되기 때문에 지역민들의 불만을 샀다. 천막 전시라는 오명도 따라다녔다. 또 지역 작가가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못해 발생하는 민원, 한 달 내외의 짧은 행사기간 등도 문제였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지 않으면 공예비엔날레의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얘기가 차차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선택하게 된 것이 옛 청주연초제조창을 활용한 아트팩토리형 비엔날레다.


      죽어가던 폐공장 비엔날레로 ‘유용지물’ 되다
      청주시와 KT&G측이 오랫동안 담배공장 문제로 소송 중이었는데 2010년 12월 말, 청주시가 연초제조창 공장 전체를 매입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사무국 직원들이 머리를 맞댔다. 이벤트성 비엔날레, 일회성 비엔날레는 더 이상 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하에 집행부에 상설관과 클러스터 제안을 계속해서 해 오던 중이었다. 사무국의 변광섭 총괄기획부장과 박원규 팀장은 연초제조창 공장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피가 거꾸로 솟아오를 만큼 흥분된다는 것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이 곳이라면 체육관 전시 10년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았다. 담배공장을 활용한 비엔날레 개최는 대한민국의 문화예술 및 도시개발 등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 며칠 후 계획서를 작성해 청주시장을 찾았다. 시장은 “국제행사를 편의시설도 전무한 담배공장에서?”라며 우려했다. 시장은 고심 끝에 “여러분의 의견대로 가자”며 “시설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과 대안, 그리고 주변환경, 교통, 주차 등의 문제를 면밀히 분석하자”고 말했다. 시장은 이후 수없이 낡은 공장을 오가며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고 한다. 세계 각국은 지금 빈티지가 대세다. 뉴욕, 도쿄, 런던, 파리 등 도시마다 공장건물을 활용해 쇼핑시설과 문화공간을 꾸미거나 심지어는 의도적으로 공장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인테리어를 선보이기도 한다. 레스토랑과 카페도 화려하게 장식된 공간이 아닌 낡고 허름하게 연출시키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가 아니던가. “이것은 어쩌면 청주의 복일지도 모른다!” 모두의 마음이 일치했다.
      이제 이 거칠고 황량한 공간을 어떻게 승화시키냐가 문제였다. 전문가, 시민사회 등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의견을 수렴했다. 인근 주민들과 간담회도 개최했다. 주민들의 항의는 거셌다. 왜 하느냐, 비엔날레가 우리들에게 무슨 이익을 주고 기여할 것이냐, 쓰레기 버리지 말고 불법주정차나 하지 말라, 되레 우리를 더 힘들게 할 게 뻔하다, 이 곳 낙후지역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이 먼저여야 하지 않느냐. 조직위는 시민들에게 비엔날레 개요를 설명하고 담배공장에서 행사를 개최하는 이유를 해외 사례까지 소개하면서 꼼꼼하게 이해시켰다. 그리고 연초제조창이 활성화되면 일자리도 생기고 상권도 살고 땅값도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중심으로 주민들을 설득했다. 주민들은 다행히도 아군이 되어 주었다. 주민들은 자원봉사대를 발족했다. 매일 새벽마다 청소하고 불법주차 단속하고 방범활동까지 했다. 비엔날레 기간 중에는 사탕 3천개를 전달하는 사탕데이, 초코파이 3천개를 전달하는 정나누기데이 등을 자발적으로 운영했다.
      사무국은 바쁘게 움직였다. 다양한 형식의 시민참여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안으로는 사무국과 전문가의 네트워크망을 구축했다. 정준모 전시감독을 중심으로 본전시, 특별전시, 학술 등 핵심프로그램을 전개했으며 변광섭 총괄기획부장을 중심으로 시민참여프로젝트, 담배공장 65년 스토리텔링, 청주 청원 네트워크, 행사 이벤트, 홍보마케팅을 준비해 나갔다. 유향걸 사업부장은 관람객 유치와 수익 및 후원협찬 업무를 진행하였다. 국내 전문가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에서는 양질의 콘텐츠가 차질 없이 펼쳐질 수 있도록 협력했으며 해외 각국의 국제자문관도 글로벌마케팅에 일조했다. 자문위원회의 협력과 2011명의 시민홍보대사의 활동도 적극적으로 이어졌다.
      2011년 공예비엔날레는 예산을 알뜰하게 운용하기 위해 대행업체를 선정하지 않았다. 1~2회 때는 청주시청 공무원들이 업무를 추진하면서 서울의 국제행사 전문회사가 대부분의 사업비를 가져가는 대행체제로 운영하였지만 3회부터는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라는 전문법인이 그 역할을 수행하면서 대행시스템이 필요없게 되었다. 행사, 운영, 전시, 등 분야별 필요한 업무만 지역의 업체가 맡았을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재단 직원들이 맡았다. 자연스럽게 직원들의 업무능력도 향상되고 노하우도 축적되었으며 예산 절감의 효과까지 거둘 수 있었다. 해외의 주요 작품을 반입하고 전시기획 및 연출도 알뜰하게 추진되었다. 초대국가로 선정되면 작가선정, 기획, 디자인, 작품운송 및 보험 등 일체의 비용을 초대국가에서 부담토록 했다. 조직위는 행사장 구성과 운영만을 맡았다. 또한 국제자문관제와 세계 각국의 공예 및 디자인분야 기관단체의 적극적인 협력도 비엔날레를 알뜰하고 내실있게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예전과는 달리 지역 작가의 참여 폭을 대폭 확대하고 다양한 계층의 시민이 참여하며 감동을 나누는 무대도 만들었다. 공예비엔날레 기간 중에는 지역 작가 276명(2009년 대비 142% 증가)이 전시, 페어, 체험, 워크숍 등에 참여하였다. 역대 행사의 지역작가 참여율에 비하여큰 폭으로 증가한 숫자다. 이를 통해 지역 작가들이 세계 각국의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었으며, 작품 판매 및 체험활동을 통한 수익창출, 그리고 해외 각국의 전시 참여 등의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비엔날레 속 작은 이야기들
      행사는 대 성황이었다. 국내외 관람객들은 담배공장을 활용한 비엔날레 행사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 노인들은 옛 추억을 되살리고 일반인들도 넓고 높고 두터운 공간에서 펼쳐진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즐겼다. 쓸모없는 공장 건물이 말 그대로 ‘유용지물’의 문화공간이 되었다며 환호하는 분위기였다. 거칠고 야성적이던 공간이 섬세하고 아름다운 작품들과 조화를 이룬 광경은 그 자체만으로도 예술이었다.
      담배공장이 처음부터 지금과 같이 말끔하진 않았다. 10년 가까이 버려지고 방치된 공간의 설움을 웅변하듯 두껍게 쌓인 비둘기 똥, 쾌쾌한 담배냄새, 켜켜이 쌓인 먼지… 청소하는 데만 3개월이 걸렸다. 비둘기 똥을 제거하던 한 아주머니는 악취에 구역질을 하고 도망갔다.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업체를 세 번이나 바꿀 정도였다. 소방호수로 물을 뿌리고 슬러지를 제거한 뒤 화학약품으로 냄새를 중화시켰다. 이어 피톤치드를 여러 차례 살포해야 했는데 비가 오면 고약한 냄새가 실내를 진동했다. 그 때 사무국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비엔날레의 성패 여부는 이 냄새를 잡느냐 못 잡느냐에 있다.” 변광섭 총괄부장을 비롯한 사무국 직원들은 합세하여 냄새대첩에 들어갔다. 지금도 여전히 비둘기들은 똥을 싸 놓고 도망간다. 그러나 성공적인 비엔날레 개최에는 손색이 없을 정도로 담배공장은 변신에 성공했다.
      사람들은 비엔날레에 작품이 어떻게 선정되고 들어오는지 궁금해 한다. 먼저 주제가 선정되면 주제에 맞는 작가를 선정하고 그 작가는 공간과 주제의 특성을 살린 작품을 제작해 보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공모전은 심사과정을 거치고 본전시나 특별전시는 조직위 큐레이터와 조율과정이 필요하다. 작품이 확정되면 조직위에서는 운송회사와 보험회사를 정한 뒤 작품을 반입하기 시작하는데 배를 타고 오기도 하지만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비행기로 운송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도 작품이 제 때 도착하지 않아 애간장을 태우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본전시에 전시될 작품 중 영국작품 100여 점의 행방이 묘연해 조직위가 잔뜩 긴장했던 일이 있었다. 사연을 알아보니 한국으로 와야 할 작품이 싱가포르에 도착해 있었다고 한다. 사무국에서는 해당국가와 운송회사 등과 실시간 연락망을 구축하고 싱가포르에 있는 작품을 비행기로 수송하여 개막 직전에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시민도슨트, 시민홈스테이, 시민홍보대사, 시민자원봉사 등 시민들의 활동이 눈부셨던 행사인 만큼 감동스런 이야기도 전해졌다. 시민도슨트로 활동했던 강병선 씨(47세/여)가 뇌종양 판정을 받고도 수술을 미룬 채 도슨트로 책임을 다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강씨는 20주간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시민도슨트로 선발됐으나 비엔날레 개막을 앞두고 두통과 어지럼증이 심해 병원을 찾았다. 병명은 뇌종양.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강씨는 시민도슨트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병원측과 상의해 수술날짜를 비엔날레 종료 이후로 미뤘다. 비엔날레 행사장에서 40일간 관람객들에게 전시작품을 설명하며 잠시 병마와의 싸움을 잊을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 강씨는 수술을 잘 마치고 요양 치료 중이며 2013비엔날레에도 시민도슨트로 참여하고 싶다는 희망을 전했다. 영화 <우생순> 주인공인 전 핸드볼 국가대표 윤병순 씨도, 국민시인 도종환 씨도, 담배공장에서 평생을 바쳐 일해 온 칠순의 노인도 자원봉사자로 함께 했다. 일부 시민들은 행사가 종료된 후에도 자발적으로 비사모(비엔날레를 사랑하는 모임)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다고 한다.

      내용면에서도 성과면에서도 홈런을 날리다
      2011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미술전시, 세계 최대 규모의 공예축제였다. 실내전시장 면적인 22,000㎡(연계 전시장 포함 30,000㎡)에 65개국 3,200명의 작가와 6,000여점의 작품을 전시했다. 단군이래 가장 큰 미술전시로 기록된 것이다. 본전시(오늘의 공예), 특별전시(의자, 걷다), 페어, 국제공예공모전, 초대국가전 핀란드, 국제학술회의, 청주청원네트워크전, 한국공예가협회정기전, 녹색공예디자인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관람객도 42만 여명으로 이 중 외국인 관람객이 29,000명에 달했다. 전국 360여개 학교 학생들이 방문해 현장체험학습을 즐겼으며 전국 87개 대학의 공예 및 디자인과 학생들도 찾아왔다. 전국의 57개 대학에 있는 외국인 유학생과 외국어학당 학생들도 한국문화를 배우러 왔다. 세계 각국 정부기관 및 공예분야 단체의 대표들도 청주를 찾았다.
      페어기능을 대폭 확대한 산업형 비엔날레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2009년의 55개 보다 많은 총 79개 부스가 페어관에 참여했으며 현장매출액만 15억원, 무역상담액은 85억에 달하는 성과를 올렸다. 행사기간 내내 현장에서는 전통공예작가가 상설 워크샵, 아트패브릭쇼, 캘리그래픽, 경매이벤트 등을 지속 개최해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으며 페어홍보용 디렉토리를 제작해 높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또 이번 행사는 초대국가 제도가 정착되고 국제교류 활성화의 계기를 만들었다. 2007년 이탈리아, 2009년 캐나다에 이어 2011년에는 핀란드가 초대국가로 참여하면서 세계 각국이 앞다퉈 초대국가로 참여하고자 경쟁이 치열하다. 행사 종료 후 세계 각국에서 국제 교류 및 해외 전시 제의가 잇따르고 있다. 행사 종료 후 작년 11월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규방공예특별전>을 개최했고 지난 4월에는 프랑스 보졸레 퀼트엑스포에 초대국가로 참여해 <한국의 조각보 특별전>을 성대하게 치러냈다. 또한 핀란드, 독일, 벨기에, 인도 등 세계 각국의 초대국가 및 전시제의가 계속되고 있다.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성과 중 하나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분원을 연초제조창에 유치하게 된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비엔날레 개최 직전부터 이곳을 방문해 공간의 특성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미술작품 보관 및 전시공간으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하고 국비 400억원을 들여 2014년에 청주분원을 열기로 결정하였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유일한 지방분원이 되는 것이다. 또 연초제초창은 옛 KBS 부지, 국정원 부지, 기무사 부지 등 방치돼 있는 공공 건물들을 시민을 위한 문화예술공간으로 개발하는 촉진제 역할에도 한 몫 했다. KBS 부지는 시립미술관으로, 기무사 부지는 여성친화공간으로, 국정원 부지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갔다. 연초제조창은 전국의 주요 자치단체가 보유하고 있는 방치된 건물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바로미터로 여겨지면서 2011년 대한민국공공건축대상의 영예까지 안았다.

      공예클러스터 조성으로 365일 북적일 수 있도록
      공예비엔날레는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전시행사다. 행사가 끝나면 모든 것이 제 자리로 돌아가야 하는데 이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발전의 획기적인 모델로 이어지지 못했다. 공예클러스터와 상설관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청주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공예숲’으로 조성하는 데 상설관과 공예클러스터의 조성은 꼭 필요한 과정이다. 청주시와 사무국에서는 연초제초장 내에 세계적인 공예클러스터와 상설관 조성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최근에 수립했다. 1년 365일 다양한 공예품이 전시되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외 작가들이 입주해 창작활동을 하며 교류하고 판매와 전시가 이어지 수 있는 융·복합형 클러스터다. 학생들은 학습하고 시민들은 향유하며 관광객 유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 공예인의 창작환경 개선, 공예품 판매, 평생학습의 장, 관광산업 촉진, 공예비엔날레의 지속개최 등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외 전통 장인들의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는 점은 모두 인지하고 있는 바다. 정부에서는 무형문화재 등의 제도를 통해 부분적인 지원을 하고 있지만 창작환경, 판로개척, 후학양성 등 많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 고려청자, 조선백자, 한지, 옻칠 등 세계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는 한국의 공예가 사장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한다. 청주는 공예비엔날레를 통해 이들을 끌어안고 산업으로 이끌어내고 있다. 공예클러스터가 조성되면 한국의 장인들이 입주해 창작활동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며 공예 세계화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가게 될 것이다.
      공예클러스터 조성으로 청주공항까지 활성화되면 청주가 중부권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거듭나는 것도 시간문제다. 오르세미술관, 데이트모던, 798지구 등 버려지고 방치됐던 건물이 세계적인 문화관광지로 변모한 것처럼 청주연초제조창이라는 황량했던 공간도 공예라는 옷을 입고 세계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게 될 그 날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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