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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실태에 대한 현황파악과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정읍시에서는 마을의 활력과 공동체의 발굴을 위해 정읍시민 창안대회라는 명칭으로 마을 만들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기본 틀은 뿌리단계, 줄기단계, 열매단계로 이루어진다. 지역에서 창안대회라는 명칭을 가지고 마을 만들기를 하고 있는 사례는 보기 드물다. 대부분 공모사업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읍시에서는 기존의 행정 중심의 보조금 사업의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시민창안대회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행정에서 어떠한 주제를 미리 지정해 제시하는 공모 방식이 아닌, 지역 활성화를 위해 주민이 생각하고 있는 아이디어를 직접 제안해 실행해 보는 자유제안의 방식으로 마을 만들기를 추진하였던 것이다. 2012년의 일이다.
한 해 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정읍이라는 한 지역에서만 추진하는 것은 자원의 낭비라는 생각으로 인근 고창군과 함께 마을 만들기를 추진해 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연계협력사업으로 아이디어를 제안, 지역발전위원회에서 그 필요성을 인정받아 2013년 4월, 드디어 메이플-스톤 공동체지원센터 사업이 선정되었다.


메이플-스톤 공동체지원센터는 마을 만들기를 추진하는 중간지원조직으로 전국에서 양자치단체에 걸쳐 마을 만들기를 추진하는 유일한 조직이다. 마을 만들기 중간지원조직으로 전라북도 마을 만들기 협력센터가 있지만 광역자치단체의 업무를 담당하다보니 시군 단위까지 지원하기는 사실상 어려움이 따른다.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고자 2~3개 시군을 엮어서 마을 만들기를 지원하는 중간지원 조직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1개 시군만을 담당하기는 조직이 크고 광역으로 하기에는 예산이 부담되기 때문이다. 많은 지역에서 하는 고민은 지역의 활력을 위해 무언가는 하고 싶어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조직이 없다는 것이다. 대도시의 경우에는 인적자원이 풍부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소도시의 경우에는 이러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전무하기 때문에 막상 일을 하려 시작하면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되곤 한다.
정읍시와 고창군이 함께하는 메이플-스톤 공동체지원센터의 활동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디딤돌이 되었다. 2013년 기본계획을 수립해 지원센터를 조성하였고, 센터장 1명, 팀장 2명, 마을 간사 4명으로 메이플-스톤 공동체지원센터 조직을 구성 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였다.
메이플-스톤 공동체지원센터의 주된 활동은 정읍·고창 마을 만들기 지역창안대회에서 비롯된다. 정읍·고창 마을 만들기 지역창안대회는 씨앗, 뿌리, 줄기, 열매 단계의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사전홍보단계(공무원 교육, 마을리더 교육, 주민교육), 공모의 과정(주민 설명회, 이통장 설명회), 창안학교의 과정(공동체 조직, 공동체 활동, 공동체 역할, 마을 만들기 사업계획의 수립 등), 뿌리단계 운영(300만원의 사업비를 가지고 본격적인 사업을 수행하기 전에 벤치마킹, 시제품 만들기, 홍보계획 수립하기 등), 줄기단계 운영(뿌리단계 우수 운영자를 중심으로 3천만원 이하의 중규모 사업 시행), 열매단계(중앙공모사업의 자격 부여)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러한 단계별 과정을 통해 메이플-스톤 공동체지원센터에서는 2014년까지 주민주도지역공동체 기반을 구축하였고, 2016년까지 지역공동체 확산 및 공동체네트워크와 마을지향 행정을 정착시키는 등 연차별 마을만들기 추진체계를 마련하였으며,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주민역량강화를 위해 찾아가는 마을학교 운영 총 250회 4,500명, 지역활동가 양성을 위한 코디네이터 교육 총 24회 120명, 공동체육성 아카데미 총 12회 160명, 시민창안학교 총 3회 520여명을 대상으로 교육하였다. 또한, 지역공동체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시민창안대회를 통해 뿌리, 줄기단계를 거친 공동체를 대상으로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등과 연계하여 줌으로써 연매출액 5억 원 이상 1개소, 1억 원 이상 1개소, 5천~1억 원 이하 13개소, 5천만 원 이하 127개소 등 142개(마을공동체 68, 창업공동체 74)의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발굴하였고, 165개(상시고용 49, 임시고용 116)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단순한 소득증대의 산업 관점만이 아닌 주민행복과 지역행복생활권으로 연결될 수 있는 순환경제 기반을 구축하였다.

정읍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창군까지 확대한 마을 만들기는 마을 관련 사업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던 고창군민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정읍시민과 고창군민들은 자신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책을 같이 고민해 주는 중간지원조직에 대해 깊은 신뢰감을 가지고 교육에서부터 시범사업, 그리고 기반사업까지 진행되는 줄기단계의 모든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하였다. 자발적인 참여는 사업의 지속성을 유지해 주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이들의 자발적인 활동을 통해 지역의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마중물이 되었다.

하나의 자치단체에서 추진하기는 부담스러운 지역의 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2개 이상의 시군이 힘을 합쳐 추진하다보니 양 자치단체의 정보교류의 장이 되기도 하고, 주민들은 시군 간 경계의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되어 시군 화합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다만 사업 시행초기에는 시군 간, 주민 간 약간의 경쟁심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이는 상생의 길로 가는 좋은 에너지라고 본다.

여기서는 메이플-스톤 공동체지원센터를 통해 단계별 마을사업을 추진했던 내장산 자락에 위치한 자그마한 송죽마을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송죽마을은 33가구 70여명이 살고 있는, 작고 고령화가 심화된 마을로 마을대표 유연필씨는 마을에 특별한 자원은 없지만 예로부터 내장산 자락에 모시가 자라고 있다는 점을 착안해 지역창안대회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마을총회를 개최해 주민 합의를 이끌어 낸 후 마을사업에 착수, 초창기에는 12세대가 참여 마을 주변 자투리 땅 19,937㎡을 개간, 모시를 심어 연간 30,000kg 정도의 모시잎을 생산 판매해 판매대금 중 일부(kg 당 300원)를 적립, 2014년부터 마을에 거주하는 80세 이상 노인(5명)에게 매월 10만원의 연금을 지급한 바 있다. 또한, 최근에는 송죽마을로 귀농·귀촌하려는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지역창안대회를 통해 작은 창업공동체로 출발해 뿌리, 줄기단계를 거쳐 마을기업까지 성장한 농업회사법인 콩사랑(대표 서현정)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활용한 제품으로 세계 10대 건강장수 식품인 귀리를 이용한 다양한 가공식품과 지역주민들이 친환경으로 재배한 쌀과 콩을 가공한 현미떡, 조청, 두부과자, 미숫가루 등을 제조 판매하며, 2014년에 465백 만 원, 2015년에는 650백 만 원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상근 9명, 비상근 3명의 직원을 고용하는 한편, 회원수는 5,000여명, 전국 거래처 27곳, 온라인 업체 25곳에 달했다. 2014년 7월부터는 지역 마을기업 5곳, 창업공동체 7곳의 상품을 꾸러미로 제작 판매하고 있으며, 자체 쇼핑몰 내에서 공동판매를 하는 등 지역공동체와 상생하는 기업으로 2014년 마을기업 전국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메이플-스톤 공동체지원센터를 통한 정읍·고창 마을만들기 연계협력사업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과제가 수행되어야 한다.

첫째, 성과를 위한 사업추진이 아닌 교육과 시범사업 중심의 긴 안목의 투자가 필요하다.
초기 성과에 집착한다면 주민을 다그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많은 공동체들이 떨어져 나가게 될 것이다. 지역창안대회와 같은 단계별 육성전략을 통해 튼튼한 지역의 공동체들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둘째, 사람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여유가 필요하다. 공동체의 운영 주체는 사람이다.
사람이 중요하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공동체 육성 프로그램은 힘들고 어렵더라도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꾸준히 활동을 지속하게 될 것이다. 또한, 발굴된 공동체와 공동체 리더들이 지역의 인적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과 참여를 통해 마을 코디네이터, 마을활동가 등으로 교육하고 양성해 지속가능한 마을 만들기 시스템과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한다.
셋째, 공동체를 지원하는 중간지원 조직의 중요성이다.
공동체의 발굴과 육성, 지원을 아우르는 민관 거버넌스의 중간지원 조직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전문성을 가지고 지역 내에서 전담해 마을 만들기를 지원할 수 있는 조직으로써 공동체의 조직과 운영, 공동체의 발전계획 수립, 공동체의 유지관리에 필요한 리더의 능력개발, 공동체 회계관리 및 마케팅 등 공동체 사업에 관련된 다양하고 끊임없는 수요에 따른 능력의 개발과 교육·훈련을 담당해야 하며, 지역 내에서도 이를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체계적인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단계별 육성프로그램이다.
마을 만들기 창안대회 과정은 지역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작은 혁신적인 사례라 할 수 있으나 씨앗단계와 뿌리단계 이후의 육성 프로그램은 여전히 부족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특히, 각 공동체들이 가지고 있는 개별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해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은 지역이 가진 가장 큰 어려움이라 하겠다.

다섯째, 중간지원 조직이 없는 시군을 위해 행정기관용 모델이 필요하다.
자치단체의 담당자가 바뀌는 경우 지속적인 마을 만들기를 추진하는데 큰 어려움이 따른다. 중간지원조직 없이 마을 만들기(공동체 활성화 사업)를 시작하는 자치단체의 경우에는 공무원들이 먼저 시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자치단체가 이에 해당한다. 이런 의미에서 정읍과 고창에서 지역연계사업으로 추진했던 정읍·고창 마을 만들기 지역창안대회는 행정기관의 역할과 민간조직의 역할을 어떻게 담당해야 할지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따른다. 마을 만들기가 지속가능하고 성공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공무원의 마인드가 개방적이고 유연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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