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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논산의 대표적 고령화 지역인 연산면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세련되고 감각적인 비주얼과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들이 가득한 복합문화예술공간이 탄생한 덕분이다. 마을의 유휴시설이던 농협 창고의 공간 재생을 통해 미관 개선은 물론 관광객의 유입 확대, 지역민의 문화적 욕구 충족 및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 이곳은 바로 <연산문화창고>. 잔잔하고 정적이던 고령화 마을은 이제 인적으로 가득한 문화의 마을로 거듭나고 있다.
2017년 충남 균형발전사업과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 폐산업시설 문화재생사업에 선정되며 본격 사업에 착수한 <연산문화창고>는 연산역 주변 유휴시설인 농협 창고 5동을 활용해 다목적 복합 문화공간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1차 ‘연산면 행복드림타운 조성사업’을 완료한 데 이어 현재 2차 ‘기찻길 옆 지역공동체 문화예술 놀이터 조성사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쓸모를 잃은 폐창고들은 5개의 서로 다른 테마 공간의 이름을 달고 쓰임새를 되찾았다. 소규모회의, 공연장 등 창의활동공간으로 사용되는 1동 ‘담쟁이예술학교’, 공유주방, 수제 맥주 공방, 커뮤니티 룸 및 사무공간으로 이루어진 2동 ‘커뮤니티홀’, 세련된 인테리어와 시원시원한 공간미가 인상적인 3동 ‘대형 카페’, 공연과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는 4동 ‘다목적홀’ 등 1차 사업 기간 중 조성된 4개 동은 전시, 공연, 체험 및 대관 업무 등을 통해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5동 구역은 로컬마켓(알곡상점), 스마트팜으로 활용될 실내 공간과 야외 생태 예술 놀이터로 탈바꿈하여 조만간 제 쓸모를 얻을 예정이다.
지난 2022년 3월 <연산문화창고>가 개관한 이후 약 6개월 동안 6만 3천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256회에 걸쳐 운영된 22개의 프로그램에서는 체험 참여 인원이 6만 6천 명을 웃돌았다. 선거와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개관전시 기간 3만 명이 이곳을 찾은 덕에 주변의 비어있던 점포들도 하나둘 채워지며 제구실을 찾았다. 지역민 주도의 참여형 식당도 운영 중이다. 안전을 우려한 주민들의 자발적 요청으로 주말에는 ‘차 없는 거리’도 운영 중이다. 타지로 떠나있는 자녀들의 발걸음도 덕분에 잦아졌다. 차분하던 초고령화 농촌마을이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그해 10월부터는 ‘논산문화관광재단’이 <연산문화창고>의 운영 관리를 맡으며 전문성을더욱 강화했다. 이듬해 2023년 4월에는 NC문화재단과 ‘프로젝토리 in 연산문화창고’ 업무협약(MOU)을 체결하였고, 현재 지역 청소년이 자신의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실행하는 창의활동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또한 한국철도공사 대전역과 논산 지역 관광진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한편,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2023 생활문화시설 인문프로그램 지원사업’에 선정돼 ‘문학에서 만난 우리동네’란 인문프로그램도 시행 중이다. 알곡을 보관하던 ‘미곡창고’가 점점 문화예술의 씨알을 쌓는 ‘문화창고’로 거듭나고 있다.
<연산문화창고>의 흥행에는 연산면의 타고난 지리적 이점과 공간기획자들의 후천적 노력이 주효했다. 논산시의 동북부에 위치한 연산면은 대전, 세종, 전주 등 대도시와 1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한 사통팔달의 입지를 자랑한다. 특히 30분 거리의 계룡시에서 많은 유동인구가 유입되는데, 군부대를 생활 터전으로 하는 청장년층의 문화적 갈증을 연산문화창고가 상당 부분 해소해주었단 평이다. 여기에 황산벌과 개태사로 유명한 천호산, 세계문화유산 돈암서원, 기차들의 오랜 쉼터였던 연산역의 입지 및 공간 콘텐츠 등 풍부한 지역의 문화자원들이 연산문화창고의 또 다른 재료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간을 채울 콘텐츠였다. 공간의 지속을 위해선 콘텐츠의 지속이 필수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지역 역량은 턱없이 부족했다. 이에 문화예술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민관의 전문가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인적 네트워크 형성에 힘썼고, 강사교육 등을 통해 지역 강사들을 배출해내기 위해 애썼다. 또한 사업 초기부터 주민들의 의견수렴 및 주체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라운드테이블’, ‘마을 살롱’ 등을 개최하여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아울러 콘텐츠 기획의 장으로도 활용하였다.
물론 난관도 많았다. 특히 사업 초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주민들의 의견 청취를 위한 ‘라운드테이블’ 운영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방역 지침을 준수하는 소규모 프로그램으로 전환, 한 번에 2~3명의 주민을 만나 의견 수렴을 진행하였다. ‘마을 살롱’이란 이름의 이 작지만 잦은 소통창구를 통해 127명의 주민들을 만났고, 다수가 모였을 때 하지 못했던 솔직한 생각과 감정들을 나누며 소통의 실효성 및 사업의 진정성 확보에 도움이 되었다.
연산문화창고의 주요 콘텐츠 중 하나인 ‘수제 맥주 학교’ 운영에도 곡절이 있었다. 현재 2동 술공방에서 운영되고 있는 수제 맥주 학교는 곡식이 풍부한 연산의 지역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자 대중성 높은 문화 체험으로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곳에서 만든 수제 맥주를 기반으로 맥주 브루어리 및 펍 조성은 물론 지역의 시그니처 맥주 생산이라는 걸출한 사업 계획이 이어졌다. 그러나 사업은 현실이 되지 못했다. 레시피 개발, 협동조합 구성 및 건양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시그니처 맥주 상표 디자인 공모전 등 다양한 시도들을 펼쳤지만, 지자체가 직접 수익사업을 할 수 없다는 행정적 문제 앞에서 부딪친 것이다.
이 좌절의 경험은 곧 전화위복이 된다. 맥주 펍을 계획했던 자리에 대형 카페가 들어서고 수제 맥주 학교는 문화 체험의 공간으로만 남게 되었지만, 전 연령층이 향유할 수 있는 카페로의 대체가 오히려 연산문화창고의 확장성엔 도움이 되었다. 남녀노소 친구끼리 연인끼리, 가족끼리 다양한 인적 구성을 가진 관광객들이 각자 취향에 맞는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이곳에 모여 휴식과 미식을 즐긴다. 사업화 이후에 대한 기대 가치들이 아쉬울 순 있지만, 좌절의 경험이 또 다른 기획의 바탕이 될 것이란 기대 또한 생긴다.
이곳의 존재감은 바로 그 ‘기획’에서 나온다. 문화예술사업에서 콘텐츠의 기획은 영원한 숙제다. 무슨 콘텐츠를 어떤 방식으로 어떤 의미로 담을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은 다양한 경험에서 얻은 착안과 창의만이 알고 있다. 실패의 경험도 성공의 경험도 어떤 식으로든 콘텐츠 생산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사업 기간이 종료된 1차 ‘연산 행복드림타운 조성사업’에 비해 앞으로의 사업들은 연산과 논산의 지역성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2단계 사업 ‘기찻길 옆 지역공동체 문화예술 놀이터 조성사업’은 지역 기반 산업인 ‘농업’을 키워드로 문화로서의 농업, 미래지향적 농업의 비전을 제시하고자 하는 데서 자신만의 색깔을 찾으려는 <연산문화창고>의 방향성이 엿보인다.
생태·예술 놀이터는 지역의 아이들은 물론 타 지역 아이들에게도 무료로 개방하여 가족 단위 방문을 도모하고, 겨울에도 미각학교, 생태놀이, 알곡놀이가 가능하도록 농막을 만들 예정이다. 창고 안에 스마트팜을 구축하여 다양한 농법을 통해 생산과정을 체험케 하고, 알곡상점에서는 지역 특산물을 상품화해 직접 음식으로 만들어 먹고 판매, 제로 웨이스트 철학을 구현하기 위해 리필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농촌이란 주어진 환경에 예술이 개입하여 지역의 독창성을 확보하고, 농촌 생활의 실체적 경험을 가진 주민들이 예술의 행위자 또는 선험자로 참여해 지역의 주체성과 전문성을 향상시킨다.
최근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 등지에서 기획하는 문화예술 콘텐츠들이 화제다. 예술 작품의 전시에서 체험형 문화 콘텐츠까지 그 내용도 다채롭다. 문화적 경험을 위해 사람들이 모이고, 이는 곧 매출 상승으로 이어진다. 경험을 소비하는 시대. 문화가 사람을 모으고 경제를 순환시키는 중심에 선 것이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소비 인구가 많은 도시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고령화의 중심에 자리한 <연산문화창고>가 이를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독창적이라는 말이 있다. 연산만의 경험, 연산만의 자원, 연산만의 사람이 독보적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트렌드와 예술을 담은 지금의 문화창고가 다음엔 무엇을 담아낼까. 오래된 농촌의 한 기억이 오늘의 새로운 가치로 치환되고 있다. <연산문화창고>가 써내려갈 다음 이야기가 자못 궁금해진다.
연산문화창고 시설 현황 (2022년 3월 개관)구분 | 공간유형 | 용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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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동 | 담쟁이예술학교 | 창의예술학교 소규모 회의실, 공연장 |
2동 | 커뮤니티홀 | 공유주방(미각학교/요리개발) 수제맥주공방, 커뮤니티홀, 사무실 |
3동 | 카페 | 카페 로컬푸드 판매 |
4동 | 다목적홀 | 공연, 전시, 대회의실 프로그램 발표실 등 |
구분 | 공간유형 | 용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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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동 | 로컬마켓/스마트팜 | 로컬마켓, 스마트팜 곡물, 로컬농산물, 샐러드바 등 판매/먹거리 공간 |
야외공간 | 생태예술놀이터 | 숲 놀이터(유아 및 어린이) 활동 공간 |
대둔산에 위치한 맑고 아름다운 계곡이다. 한여름에도 차가운 물이 흘러 더위를 피하기 좋으며, 골짜기가 깊지 않아 계곡 주변을 가볍게 산책할 수도 있다. 계곡 곳곳에 있는 수락폭포, 선녀폭포는 시원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여름에는 피서객으로 붐비고, 가을에는 형형색색의 단풍이 이루는 훌륭한 경치를 보려는 등산객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충청남도 논산시 벌곡면 수락리 일대 / 041-732-3568
충청남도에서 두 번째로 넓은 호수인 탑정호는 맑은 물로 잘 알려져 있다.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만큼, 4개 면에 걸쳐 있어 지역 내 곳곳에서 찾아오기 쉽다. 출렁다리는 600m의 길이로 개통 당시 ‘동양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탑정호의 절경 중 하나는 저녁노을이다. 출렁다리를 거닐며 호수의 경관과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충청남도 논산시 부적면 신풍리 769 / 041-746-6645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촬영 세트장을 관람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6·25전쟁이 끝난 1950년대 중반의 시대를 고스란히 담은 곳으로, 당시 현장을 생생하게 재현한 구조물을 볼 수 있다. 스튜디오뿐만 아니라, 서바이벌 체험장, 밀리터리 체험관, 군장비 전시 광장을 통해 단순히 관람에서 끝나는 게 아닌 체험의 생동감을 전한다.
충청남도 논산시 연무읍 봉황로 102 / 041-730-2955
2019년, 돈암서원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서원 9곳이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나뭇결이 살아 있는 정갈한 건축물과 평화로운 자연 경관은 안정감을 가져다준다.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 추진에도 불구, 철폐되지 않은 소수의 서원 중 하나라고 한다. 긴 세월의 흔적이 선명히 새겨진 공간에서 그 역사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충청남도 논산시 연산면 임3길 26-14 / 041-733-9978
논산은 생명을 키우고 치유하는 천혜의 자연이 있고, 오랜 시간 성현들의 지혜와 정신을 계승해온 역사와 문화가 깊은 고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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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문화창고는 지역 유휴자원을 활용한 체험형 복합문화공간으로 예술 및 전시 활동, 놀이와 교육, 체험을 연계한 관광콘텐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전국 각지의 관광객들로 붐비는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았습니다.
논산도 여느 지방도시들처럼 인구수는 점점 줄고 있지만, 관계인구, 생활인구에 집중하여 논산만의 특색있는 다양한 즐길거리, 볼거리, 놀거리가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발돋음할 수 있었습니다.
안정적으로 운영·정착시킨 결과 자연스레 주변에 식당 및 주변 인프라가 새롭게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논산 시민의 문화적 욕구 해소,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 강사 육성 등 인재 발굴 등의 성과도 있었습니다.
기존 사업과 연계한 2단계 사업을 추진 중에 있으며, 단순히 공간을 확장하는게 아니라 논산의 가치(농업, 생태, 환경)를 담아 지속가능한 삶, 미래 가치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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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논산시는 24일 연산문화창고의 본격적인 개관 소식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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