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균
균형발전 콘텐츠 큐레이터
목차
문화인프라란?
문화인프라의 서울집중
지역의 문화인프라
포항시, 그리고 문화인프라
포항시립도서관
도서관과 문화균형발전
문화인프라란?
문화인프라는 "문화와 관련된 생산이나 생활의 기반을 형성하는 구조물"이라고 사전에 정의되어 있다. 문화인프라는 새로운 지역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동시에 기존의 문화를 보호·계승하며, 지역민들의 문화 향유를 보장하는 바탕이라 생각한다.
현대인에게 있어 문화적 욕구는 생리적 욕구와 함께 삶에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이러한 문화적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문화인프라는 현대사회에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주요한 인프라이자, 거주지를 결정할 때 주요한 고려사항이다. 그렇기에 양질의 문화인프라는 지역균형발전과 아주 밀접하다고 볼 수 있다.
문화인프라의 서울집중
다른 인프라도 서울에 대체로 편중되어 있으나 문화인프라는 보다 서울 집중이 심한 편이다.
이는 문화 향유에 있어, 지역 간 격차를 만들어 내며, 서울 집중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공연의 경우, 연간 공연 건수의 62%를 수도권이 차지하고 있으며, 매출액으로 따지면 86%를 수도권이 차지하고 있다. 또한, 대표적인 문화 향유 시설인 미술관은 전체의 40%가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다. 공연 인력, 박물관, 전문예술법인 등 다른 측면의 통계로 보아도 문화인프라는 수도권, 그중에서도 서울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문화인프라가 불균형적으로 형성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지방 거주자는 문화 향유에 있어 불편함이 크다는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야외 전시실
지역의 문화인프라
최근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문화인프라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화기반시설인 도서관, 미술관, 박물관, 공연장, 전시장 등을 나름대로 확충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지역 주민들의 문화 소외 현상은 심각하다. 물리적 인프라에 비해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미술관, 박물관 등 건물은 완성했지만, 양질의 콘텐츠를 준비하지 못해 문을 닫아놓는 경우도 많다. 정부 기관에서 진행하는 문화콘텐츠 공모 사업에서 선정된 프로그램은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문예연감 등의 자료에 따르면 공연, 전시 등 많은 프로그램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역균형발전의 핵심 요소인 문화균형발전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물리적 인프라와 더불어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문화인프라 시스템을 찾고 싶었다.
포항시, 그리고 문화인프라
포항시는 경상북도에 위치한 도시로, 경북 도내에서 인구가 가장 많다. 과거 50만에 달하던 인구수에 비해 상당히 부족한 문화인프라로 시민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했지만, 최근 제2미술관과 시립박물관 설립 추진, 케이블카, 체험형 전망대, 문화예술팩토리, 문화공원 조성 등 문화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항시립미술관은 포항의 몇 안 되는 실내 전시문화 공간으로 다양한 전시를 개최해 시민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현재 제2미술관을 준비 중이며, 옛 수협 냉동창고를 리모델링한 복합 문화공간도 들어설 예정이다. 스마트 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시민들 누구나 문화, 예술, 전시, 체험, 공연 등을 즐길 수 있는 차세대 문화공간인 문화예술팩토리도 북구청 신청사 내에 새로 조성되었다. 이외에도 포항이 낳은 근대 한의학의 선구자인 석곡 이규준 선생의 삶을 재조명하는 석곡기념관이 건립되었고, 포항의 향토사를 연구하여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기존의 영일민속박물관을 보완한 포항시립박물관도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포항문화예술회관의 음향 시설 교체 등 기존 시설에 대한 정비 또한 이뤄지고 있다. 이 중에서도 포항시립도서관은 근래에 연일, 구룡포, 흥해, 오천 등 신규 도서관을 대거 확충하고 있고, 만화축제, 작은 음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 또한 운영 중이라 지역 문화의 둥지로서 역할하고 있다. 이번 큐레이션에서는 포항시립도서관과 포항 지역의 문화균형발전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포항시립미술관 전시실
포항 수협창고 복합문화공간 건설 현장
포항시립도서관
포항시립도서관은 포항시의 '지식의 둥지'로, 미래 인재를 양성하고 시민들의 자아 성취를 돕기 위한 복합문화공간이다. 현재 8개의 특성화 도서관(본관 1개, 분관 7개), 42개의 생활 밀착형 작은도서관, 그리고 9개의 스마트도서관이 운영 중이다.
포항시립도서관은 1962년 겨울, 동빈로1가 포항방송국의 임시 청사였던 건물을 인수해 30여 평, 1,500여 권의 장서, 40여 석의 열람석으로 시작한 것이 시초이다. 이후 실업가 오실광씨가 7,700$의 건립기금을 희사하고 미국 제44공병대가 시멘트와 목재를 지원함으로써 국유지인 덕수동 55번지 그의 아호를 딴 '포항시립서경도서관'이 운영되기 시작했다. 건평 100평, 2층 규모의 도서관으로 64년 개관한 이 도서관을 시작으로 포항시의 본격적인 도서관 인프라가 갖춰지기 시작했으며, 이후 84년도 '포항시립영암도서관'이 개관하며 모든 장서를 이전한 후 독서실의 기능으로 운영되다가 2007년 폐관되었고, 현재는 시내버스 도심환승센터로 바뀌었다.
서경도서관 전경 (출처: 포항시립도서관)
포항시립도서관의 총 장서는 23년 6월 기준으로 1,002,199권이며, 시립도서관에 60만여 권이, 작은도서관에 30만여 권이 배치되어 있다. 이 외에도 DVD 32,162개, 오디오북 2,476개, 전자책 32,051개 등 다양한 자료가 배치되어 있다.
포항시립도서관의 강점은 체계적인 시스템과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이다. 문화프로그램에 대해 살펴보자면 북스타트, 독서교실, 독서회, 원북원포항, 만화축제, 문화강좌 등 상당히 많은 프로그램이 여러 도서관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 중 한 가지를 소개하자면, 먼저 '원북원 포항'이다. '원북원 포항'은 한 권의 책, 하나 되는 포항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시민 모두가 함께 읽고 싶은 책 한 권을 선정하여 독서와 관련한 다양한 행사와 활동을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책 읽는 독서문화를 창출하고자 하는 시민 독서 운동 프로그램이다.
'원북원포항' 포항시 올해의 책 (출처: 포항시립도서관)
독서의 중요성은 항상 강조되고 있으나 최근 영상 및 인터넷 문화에 밀려 독서인구가 줄어드는 이 시대에 책 읽는 시민, 책 읽는 도시 분위기를 만들어 시민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가꾸고 포항이 지식문화도시로 한 차원 높은 발전을 이루기 위해 도입되었으며 2006년부터 포항시의 독서문화를 창출하고 있는 역사 깊은 프로그램이다.
98년 미국 시애틀시 공공도서관에서 시작하여, 국내에서는 2003년 충남 서산시가 시작한 '원북원' 프로그램은 포항시립도서관에서는 새로운 독서문화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독서는 혼자서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넘어 시민이 선정한 한 권의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며 작가와의 만남, 독서릴레이 등 선정된 책과 관련된 문화행사에 동참함으로써 책을 매체로 시민 공동체정신을 키우고 나아가 책 읽는 도시로 포항시는 현재 변화하고 있다. 올해는 ‘오늘부터 배프! 베프’, ‘훌훌’, ‘제철동 사람들’, 이렇게 3권이 선정되었으며, 이 3개의 책을 바탕으로 올해의 책 독서릴레이, 올해의 책 SNS 홍보 챌린지, 원 북 서평 공모전, 9월 독서의 달 행사, 작가와의 만남 등 다양한 활동이 이뤄진다. 또한, 도서 선정에 있어서도 시민추천 과정을 거치는 등 시민이 중심인 독서 프로그램이다. '원북원 포항'과 같은 큰 행사를 제외하고도 도서관별로 여름방학 독서교실, 자격증 강좌, 방학특강, 환경강좌, 스마트폰 강좌 등 상당히 많은 문화프로그램이 이뤄지고 있다.
포항시립도서관의 생생한 운영 모습을 담고, 지역 문화균형발전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현장 취재 및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총 8개의 포항시립도서관 중 본관인 포은중앙도서관과 분관인 대잠도서관, 영암도서관, 오천(임시)도서관, 연일도서관, 구룡포도서관, 이렇게 총 6개의 도서관에 직접 방문해 도서관 분위기와 운영 모습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현재 새롭게 건설되고 있는 남구 거점도서관인 포은오천도서관과 북구 거점도서관인 흥해도서관의 공사 현장에도 방문했다. 그리고 포항시립도서관에 대해 더 깊게 알아보기 위해 포항시청, 포항시립도서관, 연일도서관 3곳의 관계자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1. 본관 및 분관
먼저, 본관인 포항시립 포은중앙도서관이다.
포은중앙도서관
포은중앙도서관 내부
포은중앙도서관은 2015년 7월 준공된 포항시립도서관의 본관으로 과거 포항시청 자리에 세워졌다. 포은중앙도서관의 이름은 시민 공모를 통해 지어졌으며, 만화 특화 도서관으로 1층에 별도의 만화자료실이 자리 잡고 있으며, 체험활동, 스토리텔링 강좌, 작은음악회 등이 이뤄지는 지역의 복합문화공간이자 주민들의 소중한 휴식처이다. 포은중앙도서관에서는 로비 작은 음악회, 수요시음회(시 강연), 인문학에 입문하게(인문학 강연), 뮤직 라이브러리(북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도서관에 방문했을 때는 평일 오전이었지만, 로비부터 사람이 많았고 각 자료실도 시민들로 북적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