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진
균형발전 기사 큐레이터
양산에서는 음악과 막걸리로 사람들을 잇도록 도와주는 단체가 있다. 서리단길뮤지션협동조합(대표 이성필)은 양산 지역민들의 문화경험 및 문화정착에 힘쓰기 위해 지난 4월 설립된 문화기업이다. 양산시 물금리 서리단길 트랜디 거리 조성사업이 추진되면서, 서리단길뮤지션협동조합은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문화공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증산 신도시에 ‘라피아트홀’을 개관하면서 음악인들의 문화적 욕구를 해소하고 양산 지역민들에게는 문화기회를 제공하면서 양산의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있다. 이성필 대표에 따르면 양산시에는 대표적인 문화공간이 없어 음악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한다. 이에 따라 라피아트홀을 개관하게 되었고 음향, 조명, 악기 등 공연에 필요한 무대장치를 모두 갖추고 있어 무용, 기악, 연극, 밴드 전시, 공예 등 다양한 공연이 가능한 곳이다. 소극장 공간은 공연자와 관객이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과 지역의 예술인들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공연을 기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관신청은 라피아트홀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신청가능하며 기본대관은 30만원부터 시작한다.
라피아트홀 (출처: 라피아트홀 홈페이지)
뿐만 아니라 직장인밴드, 학생 뮤지션, 지역 예술인들을 초청해 뮤지션활동도 이어가고있다. 지난 12월 3일부터 이틀간 이어진 서리단길 음악캠프에서는 다양한 음악인들을 한데 모아 공연을 진행했다. 3일에는 황산공원 야외공연장, 4일에는 물금역 광장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공연을 했고 이 날 부른 곡에는 공일오비, 윤도현의 꽃비,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탁재훈의 내가 선택한 길 등이 있었다. 물금역은 유동인구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이들의 음악을 듣기 위해 가족단위 관람객이 자리잡고 있었다.
공연 중인 밴드
서리단길뮤지션협동조합 이성필 대표님, 김남근 사무국장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서리단길과 뮤지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안녕하세요 대표님. 올해 운영한 활동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활동이 있었나요?
생활문화축전에서 라피아트홀이 개관하면서 양산지역에 있는 문화인 14팀에게 후원비를 지원했습니다. 양산에는 문화공간이 없어서 음악인들의 목마름을 해소하고자 라피아트홀을 처음 운영했던 건데 그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Q. 올해 사업에 선정돼서 운영하시면서 개선하고 싶은 점이나 아쉬웠던 점이 있으신가요?
양산에서는 공연장을 대관하는 팀이 한 달에 2-3건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양산은 라피아트홀이 민간공연장 1호인데 양산에서는 음악을 문화로 정착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인구가 35만이 되는 도시인데 젊은 친구들이 문화적 지원이 안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 근처 부산에서는 음악가들의 경쟁이 치열해서 양산으로 오려고 하는 분위기인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뮤지션들이 부산, 김해로 유출되는 현상이 있습니다. 또, 안좋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기 때문에 분위기적으로 위축되다 보니까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서리단길에 들어와보니 문화공간을 만들기도 어렵고 아직까지는 특색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주차장문제도 있습니다. 작은 주차장이 있기는 한데 지역주민이 세우고 나면 자리가 부족하고 이런 환경적인 부분이 개선되지 않으면 발전이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있는데 각자의 입장이 다르다 보니 인식이 변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Q. 공연은 상시로 하고 계신건가요? 공연을 보려면 어디를 통해서 소식을 들어야 할까요?
예전에는 지역 발전을 위해서 버스킹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도 하긴 하지만 버스킹을 하면서 저희가 의도했던 방향과 맞지 않을 때가 있었습니다. 사실 저희는 밴드나 문화예술을 하는 사람들의 설 자리와 문화 욕구를 폭발시킬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드리고 싶은 목표가 가장 큽니다.
저희 공연일정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양산에 문화재단이 아직 없습니다. 양산시에서 공연 일정표를 달라고 하는데 그 공연 일정을 저희가 조율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관계자 분들이 담당해서 도와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관광공사나 시에서도 아직 그런 명목으로 지원해줄 수 있는 항목이 없다고 합니다. 문화 발전을 위해서 양산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뮤지션들이 제대로 공연할 수 있도록 지원이 이루어지면 이런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데 담당 기관이 없으니까 타 지역에 비해 아쉽습니다. 양산시의 문화형성이 이루어지려면 재단과 개인의 충분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내년 활동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내년에는 문화공간적으로 문화행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서 지원할 예정이고 다방면으로 알아보고 있습니다. 양산에는 문화재단이 없는데 문화재단이 있어야 문화공연이 활성화된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버스킹은 1회성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버스킹으로 문화를 형성하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소상공인 상가살리기 사업에도 선정이 되면서 내년에는 증산 상가살리기 사업에 주력할 것입니다. 대구의 김광석거리에 보면 지역의 방송부스가 있는데 이와 비슷하게 증산 상가에도 처음으로 방송부스를 시도해보고자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컨설턴트와 상인들과 의견이 맞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했던 일이나 활동 등을 SNS에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영상도 기획하면서 서리단길 홍보에 힘쓰고 있습니다. 공모할 때 주장했던 것이 상가가 30여개가 있는데 한곳이 활성화가 되면 다른 곳도 다같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도록 강조했습니다. 방송부스가 설치된다면 저장된 영상을 틀어주거나 실시간으로도 송출 가능할 것입니다.
Q. 양산지역 사람들과 타지역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가치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 또한 양산이라는 곳에 애착이 많고 문화의 정착과 발전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양산에 있는 예술인들이 양산에 있는 문화를 양산만의 색깔로 알리는데 가장 많은 힘을 쏟고 있습니다. 양산지역에 대한 노래를 작사작곡 하고싶고 지역민들이 공연을 볼 수 있는 문화공간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을까요?
양산시에서 문화콘텐츠의 중요성을 알고 이를 먹거리로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산품인 물금막걸리의 노래를 만들어서 보급화하고 싶고 양산 부산대학교의 대학로로 만들어서 교류를 만들고 싶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 활성화되는 경향이 있어서 서리단길 또한 핫플레이스로 활성화시켜서 홍보하고 싶습니다.
서리단길은 양옥과 재래식 주택을 개량한 점포들로 이뤄진 작은 골목이다. 서리단길이 소상공인 골목상권 활력 지원 사업에도 선정되면서 레트로한 지역적 특성에 맞는 축제나 프로그램들을 기획해 관광 수요에 충족할 예정이라고 한다. 경남경제진흥원은 각 지점 특색에 맞는 콘텐츠를 발굴하는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침체된 골목상권을 회복시키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있다. 맛집, 카페, 다양한 공방, 사진관 등이 자리하고 있다. 서리단길은 1946년도에 개업해 80년 넘게 이어오는 전통 막걸리 주조장이 위치하면서 레트로한 감성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에게 인기있는 곳으로 뽑히고 있다고 한다. 양조장에서 만드는 그 모습 그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으며 물금 막걸리를 대표 상품으로 만들어서 전국적으로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물금막걸리 주조장
물금 생막걸리와 물금 사과막걸리
물금 막걸리 주조장 김민성 대표님과 함께 서리단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안녕하세요 대표님. 양산의 자랑 물금 막걸리를 소개해주세요.
저희 물금 생막걸리는 저희 조부모가 1940년대에 설립해서 3대째 이어오고 있는 곳이고 이 주조장 건물은 1980년대에 지어진 건물입니다. 다른 지역 막걸리하고 다른 점은 일단 물금 사과막걸리는 지역 농가들과 상생하기 위해서 지역사과를 재료로 쓰기 때문에 특별합니다. 막걸리는 발효되면 약간 식초향이 나는데 이게 몸에 좋습니다. 양산의 사과가 특산물이 된지 10년이 되었어요. 양산 지역의 날씨가 춥다가 따뜻하다가 하는데 작물이 자라기 좋은 조건이어서 과일이 더 맛있습니다. 물금 막걸리를 처음 맛보면 바나나향이 나는데 그 이유는 막걸리가 숙성되다 보면 과일향이 나기 때문입니다. 숙성이 잘 되면 잘될수록 과일향이 납니다. 물금 사과막걸리는 사과 과즙을 2.7%정도 첨가했습니다.
Q. 관광객을 위해 물금 막걸리와 관련된 체험활동이 있을까요?
현재는 없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물금 막걸리를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막걸리 비누, 막걸리 샴푸 만들기 활동도 운영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주조장 3층에 막걸리를 활용한 다양한 활동을 하려고 기획하고 있습니다.
Q. 서리단길을 문화, 관광으로 활성화시키려면 어떤 점이 필요할까요?
색다른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카페밖에 없으니까 특색이 없고 젊은 사람들을 많이 끌어들이려면 색다른 맛집이 필요합니다. 그런 음식문화나 공연, 아마추어 인디밴드들이 공연을 해준다면 그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고 특색 있는 음식점이 들어 서게 된다면 데이트장소로도 좋은 곳이 될 것입니다. 제일 시급한 부분은 주차장이 부족하다는 점이고 시에서도 문화의 거리, 음식의 거리로 지정해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막걸리 자체만으로도 관광상품이 되지만 다양한 활동을 기획해서 멀리서도 찾아오는 특색있는 거리로 만들고 싶습니다.
서리단길 전경
12월 3일, 4일에는 네이버카페 양산이야기와 함께 하는 서리단길 플리마켓이 개최되었다. 경상남도, 경남경제진흥원, 양산시, 해솔앤남향정, 서리단길 상인회가 함께 주최하는 플리마켓에서는 다양한 소품을 파는 상인들이 나와 있었으며 서리단길 골목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서리단길 플리마켓
취재 결과 서리단길뮤지션협동조합과 서리단길 인근 상인들은 양산지역의 문화부흥을 위해 문화 콘텐츠의 중요성과 의미를 알리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지역민들에게는 문화 경험을 늘리도록 하고 상인들에게는 경제 부흥을 일으키도록 하며 지역 예술인들에게는 음악적 욕구를 해소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개선해야될 부분은 타지역 사람들이 그들의 공연 일정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소식망 구축이 필요하고 주차장 개선 및 타지역과는 다른 고유한 콘텐츠를 발굴하여 토착화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각 이해관계들이 문화의 중요성을 알고 이를 지역의 특성과 연관지어 고유성을 갖는 것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