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40년 숙원 첫 관문 넘었다...광주·전남 통합특별법, 지금 어디까지
통합특별법 행안위 통과…입법 절차 본격화
핵심 특례 31건 중 19건 반영·12건 미반영
부시장 확대·지방채 특례 등 조직 틀 마련
전기료 차등요금 등 일부 요구는 제외
정부 “재정지원 구체안 6~7월 마련”
설 이후 본회의 처리…7월 통합 출범 목표
설 명절을 앞둔 광주·전남 지역에서 행정통합 논의가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통합이 지역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와 "실질적 권한과 지원이 따라야 한다"는 신중론이 시민사회 안에서 교차하는 가운데, 통합특별법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하며 논의는 선언을 넘어 입법 현실로 들어섰다. 40년 넘게 반복돼온 행정통합 논의가 제도 설계와 권한 구조를 둘러싼 국회 협의 국면으로 옮겨가면서, 향후 입법 절차와 정부 지원 방향이 통합의 실제 모습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행안위 전체 회의 통과…입법 과정 본궤도
광주시와 전남도 등에 따르면 전남광주 통합특별법은 전날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거쳐 전체 회의를 통과했다. 특별법은 법제사법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는 26일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될 예정이다.
법안이 최종 통과될 경우 정부 이송과 국무회의 의결, 공포 절차를 거쳐 통합 행정체계 구축이 추진된다. 특별법에 따라 6월 지방선거에서 초대 통합특별시장을 선출하는 일정도 예정돼 있다.
12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충남대전, 전남·광주, 대구경북 지역의 행정통합을 위한 특별법과 관련한 논의가 한창이다. 연합뉴스
행정통합특별법은 새롭게 출범하는 통합 지역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과 재정 분권 확대를 골자로 한다. 국가의 행정적·재정적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교육자치 등 일부 분야에 대한 특례를 포함해 통합 이후 행정 운영의 제도적 틀을 규정했다. 특히 조직 운영과 재정 운용, 개발사업 추진 등에 필요한 법적 근거를 명문화해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정책 추진 기반을 마련했다.
핵심 특례 31건 중 19건 반영
특별법에는 광주시와 전남도가 핵심 특례로 분류한 31건 가운데 19건이 반영되고 12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 31건은 지난 9일 국회 입법 공청회를 통해 불수용된 특례조항 119건과 정부 부처에서 수용을 거부한 핵심 조항 중 "(통합 취지에 걸맞게) 이것만은 꼭 포함돼야 한다"며 압축적으로 추려내 시·도가 국무총리에게 직접 건의한 특례들이다.
앞서 법안소위 심의 결과 신규 면허 양식장 및 어업허가권을 특별시장에게 이양하는 수산자원 개발 등에 관한 특례, 국가에 송전 변전설비 확충·에너지 저장장치(ESS) 설치 등 계통포화 해소 대책 마련 의무를 부과하는 재생에너지 계통 포화 해소에 대한 국가 지원 특례 등 2건은 전부 반영됐다.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운데), 전용기 원내소통수석부대표(왼쪽), 백승아 원내대변인이 지난달 30일 국회 의안과에 충남대전통합특별법안과 전남광주통합특별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반영된 14건의 주요 내용은 분산 에너지 사업 및 지능형 전력망 구축에 전력산업 기반기금 지원 근거를 담은 에너지 자립 도시 조성, 당초 3㎿ 이하인 시·도지사의 태양광 풍력발전 사업 허가권을 20㎿까지 확대하는 전기사업 특례이다.
분산 에너지 특화 지역 내 송배전 설치비용의 국가지원 근거를 담은 분산 에너지 활성화 전력망 구축 지원 특례, 행정안전부장관 협의를 거쳐 지방공기업의 출자 및 사채 발생 한도를 예외로 인정하는 지방공기업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출자 사채 발생 한도 특례도 일부 포함됐다.
인공지능 집적단지 지정 등에 관한 특례, 석유화학 산업전환 지원 및 저탄소 철강 특구 지정 특례 등도 일부 반영됐다.
지난 3일 민주당 발의 법안에 포함되지 않았던 국립목포대와 순천대 통합대학교를 집중 육성하는 통합대학교 행정·재정 지원 등에 관한 특례와 지역구 시·도의원 정수산정 기준에 관한 특례 등도 최소한의 근거 조항이 명문화됐다.
공통 특례 포함…일부 특례는 반영 제외
대구·경북, 충남·대전과 함께 추진되는 3개 통합 특별법안 공통 특례도 이번 법안에 담겼다. 통합특별시의 경우 부시장은 기존 2명에서 4명으로 확대되고 차관급 격상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통합특별시 의회 의결 등을 거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한도를 초과해 지방채 발행을 할 수 있도록 했으며, 개발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지방세 감면 근거도 마련됐다. 국무총리 소속 통합특별시 지원위원회를 구성하고, 관할구역 내 지자체 협력을 위한 균형발전기금 설치 및 운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행정통합으로 신분이 변경되는 공무원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고 근무지가 변경되는 경우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시·도가 건의한 일부 특례는 반영되지 않았다. 인공지능 메가 클러스터 조성의 일환으로 요구됐던 전기료 차등요금제와 영농형 태양광 지구 지정,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범위 확대, 특구·지구 내 농지 전용 허가권, 500만㎡ 미만 개발제한구역(GB) 해제권, 농업진흥지역 지정 등이 이번 법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영농형 태양광과 차등요금제 적용의 경우 정부에서 별도 기본법 제정과 제도 도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 재정 지원과 관련해서는 당초 지역에서 기대했던 '연간 5조원, 4년간 20조원' 규모 지원에 대한 명확한 근거는 담기지 않았으며, '행정적·재정적 지원 방안 마련을 의무화한다'는 수준의 조항이 명시됐다.
강기정·김영록·국회…통합 추진 의지 재확인
강기정 광주시장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법이 5·18 영령 앞에서 통합을 선언한 지 42일 만에 행안위 법안소위를 통과했다"며 "의원 정수 불균형에 따른 대안 마련과 자치구에 권한 이양 등에 대해 최소한의 근거 조항이 담긴 점은 긍정적이지만 일부 특례가 반영되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밝혔다.
강기정 광주시장(왼쪽)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지난달 9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역지방정부 출범을 위한 공동발표문’을 발표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보현 기자
김영록 전남지사는 "전남·광주 행정 대통합은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모델이자 지역이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는 지역 주도 성장의 출발점"이라며 "오는 7월 온 시도민의 뜨거운 축제 속에 대한민국 광역통합 제1호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역사적 출범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재정지원 구체안 6~7월 마련"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통합특별시) 재정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적어도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기본적인 골격이 나오는 6월 말, 7월 초까지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재정지원안의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예비타당성조사 적용 문제를 제기하자, 윤 장관은 "예타는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적용되는 사항"이라면서도 "통합특별시가 제대로 안착해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무회의 의결을 통한 예타 면제 방안도 함께 모색하겠다고 언급했다.
또 광주·전남 특별법안에 포함된 군 공항 이전 지원 조항과 관련해 "군 공항 이전 지원이 들어갔다고 해서 5조원 이상의 별도 재원이 추가 지원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형평성 논란을 일축했다.
행정 통합 특별법안 의결을 앞두고 국회를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가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실에서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을 비롯한 여당 행안위원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7월 1일 통합 지방정부가 출범하기 위해서는 기술적·법률적·실무적으로 2월 말까지는 국회에서 법이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행안위를 통과한 충남·대전, 전남·광주, 대구·경북 등 3개 행정통합특별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와 전체 회의 심사를 거쳐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행정통합특별법을 이달 말까지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설 연휴 직후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들을 빠르게 통과시켜 오는 6·3 지방선거에서 통합단체장을 선출하고 7월 1일 통합특별시 출범까지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